감사한 내 일터 27

노하기를 더디하라!

가게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 아들이 점심 시간이 되어 바뻐질려고 하는데 갑자기 냉동 과일이 충분한지를 봐달란다. 과일 스무디용 냉동 과일을 채워 놓는 건 전적인 아들의 일인데 왜 그걸 미리 점검하지 않고 이제서야 말하는지 살짝 짜증 나는걸 누르며 "네가 확인하고 점심을 대비해 가득 채워 놔!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젊은 아드님은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오히려 이 늙은 에미에게 확인하란다. 내가 널 이렇게 키우지 않았는데..... '이 게으르고 악한 종아! ' 라는 성경 구절이 절로 나온다. " 아들, 그건 네 일 아냐? 네가 직접 확인하고 필요하면 네가 채워 놔야지 왜 그걸 엄마한테 시켜? " 짜증을 넘어 이 한심한 젊은이를 어찌할꼬!..... 하는 걱정으로 한숨이 절로 나왔다. " 그래..

내가 누구 딸이냐구요?

점심에 손님이 계산을 하면서. "Are you the daughter?하신다. 갑자기 멍해진 나는 일단 "I am my mom's daughter!" 라고 웃으며 대꾸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누구 딸로 착각 했는데요? 이번엔 손님이 당황하며 직원들을 가리킨다. 걔네들은 다 미국인, 멕시코인인데..... 결국 직원중 하나가 내가 주인이라고 설명을 해주니 그제서야 "You look so young today!" 한다. 아니 그동안 몇년을 다닌 단골이 왜 이런 황당한 착각을 할까? 오늘 내가 나에게 뭘 한거지 ? 거울을 보니 별다른게 없는데 .... 혹시 앞머리? 직원들이 웃으며 나에게 굉장한 칭찬이었다고 축하해줬다. 깻잎머리의 위대한 효력으로 내가 나의 딸로 둔갑한 순간이었다. 이제 앞머리 뱅이 제법 자..

다시 돌아온 에밀리

한자리에서 가게를 십년정도 하면서 그동안 거쳐간 직원들이 꽤 되는데 지난 사오년전부터는 길게 일하는 직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중에 한명이 에밀리이다. 우리 가게에서 일하고 얼마 않되어 문신을 하였다. 저가 여섯시간 이상을 일해야 받는 액수를 지불한 문신에 보는 나는 기가 막힌데 저는 마냥 흐뭇해한다! 삼년전쯤? 부터 일 하다가 무슨 일때문인지 잊었지만 개인사정으로 그만 두었다가 다시 일하기 시작 해서 일년쯤 지났나?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하는 바람에 다시 그만 두었었다. 그리고 몇달전에 다시 재취업을 하였으니 에밀리나 나나 참 막역한 사이이다. 가끔 농땡이를 치기도 하지만 일도 빠르게 잘 하고, 손재주도 좋다. 어린 아이가 둘이나 있어 어디 가서 길게 일 할 형편이 않아 우리 가게에서 점심때만 일하는 ..

우리 가게 앞에 놓인 남의 가게 광고판?

며칠전부터 은근히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다. 아니 사실은 별루 신경도 쓰지 않긴 하지만 슬쩍 불쾌하기도 하면서도 어이 없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구.... 우리 가게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우리보다 규모도 크고, 역사도 더 깊은 식당이 있는데 글쎄 그 식당 광고판을 바로 우리 식당 앞에다 갖다 놓은 것이다. 파란 표시의 두건물이 바로 나의 식당이다. 요 광고판과 불과 10미터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괘씸하고 심이 불쾌하기보다는 자기 가게 광고판을 동종의 남의 가게 앞에다 버젓이 갖다 놓은 그 발상에 너무 기가 막혔고, 얼마나 장사가 안되면 저런 광고판을 만들었을까 하는 안쓰러운 맘도 생기긴 했지만 동시에 그런데 왜 하필이면 우리 가게 앞에다 갖다 놓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광고판의 손가락을 따라..

져스틴 , 네 말은 맞는 말인데 정말 그렇게 할 수 있겠어?

작년 져스틴 생일에... 져스틴은 우리가 가게를 시작하고 두번째로 채용한 직원이니 인연을 맺은 햇수로는 9년이나 된다. 그렇다고 지난 9년 내내 우리 가게에서 쭈욱 함께 일 했던건 아니다. 더 나은 직장을 찿았다고 스스로 그만두기도 했다가 후에 다시 돌아와 일을 하다가 또다시 떠나곤 하던게 벌써 몇번이지만 그래도 지난 사,오년은 꾸준히 우리와 함께 했었다. 원래 성격이 순하고 15살이후로 계속 식당에서 일을 하여 나름 솜씨도 좋구, 일도 빠르게 잘하고, 시간만 나면 특별히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청소도 깨끗이 잘하지만 사생활에 문제가 많아 늘 사는게 불안하고, 우리랑 너무 오래 일 해서 그런가? 작은 일이긴 하지만 남들에겐 허락되지 규칙들을 어기곤 하였지만 일은 잘하니까 남편은 대충 눈감아 주며 있었다. ..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맞아 식당 직원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였다. 모두들 그리 넉넉한 형편들은 아니고, 또 각자 취향들이 있어 요긴하게 쓰라고 그냥 현금 보너스를 줄까? 하고도 생각은 하였지만 아무래도 선물은 받는 즐거도 있고 하니 우리 직원 개인의 취향을 딱 맞추기는 힘들어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기프트 바스켓으로 낙찰을 보았다. 지난 한해도 우리와 함께 일 해 줘서 고맙다고 손수 쓴 ( 아들을 시키기는 했지만 ㅋㅋ)카드와 함께 건네 주니 모두들 즐거워 하였다. 처음 미국에 와서 몇년동안은 그때 함께 일하는 미국 웨이츠레스들에게 성탄 선물을 받기만 하였던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난다. 그당시에는 이십대후반 어린 나이에 시작한 이민 생활에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가게여서 나역시 그저 직원중의 하나라는 느낌으로 ..

손님들의 파티 동안 몰래 재미 본 업주 부부의 모습

지난 5월 11일,올해도 작년에 이어 미국 교회에서 주최하는 "모녀들의 티파티"주문을 받았다. 보통은 영업을 하지 않는 토요일 오후에 두어시간 동안 우리 식당을 통째로 전세 놓아 Single Mom과 딸들을 위한 조촐한 파티이다. 작은 교회에서 어린 딸을 둔 Single Mom들을 격려해 주고,섬겨 주기 위한 행사로 파티라고는하나 우리네처럼 먹는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모녀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들을 가지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 같았다. 앙증맞게 작은 모자를 쓰신 오른쪽분이 Sngle Mom들을 위해 좋은 말씀을 해주신 강사분이시다. 한쪽 방에서 손님들이 한참 티피티를 하고 있을때 남편이 없어져 찿아보니 .... 이런 포즈를 취하며 나타났다. 언제 이런 소품들을 찿았는지 금방 장난기가 들어 한참 재미를 ..

손그림으로 꾸미는 THE PERFECT CUP의 점심 특선 메뉴판

우리 가게 스무디 메뉴판! 우리가 사용하는 생과일들을 그려 넣었다. "North Heaven" 을 들고 있는 양쪽 날개들이 참 앙증맞다. 오늘은 우리 가게의 재주꾼들의 작품(?)들을 소개 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요즘 젊은 여자 애들은 어떻게 된건지 웬만하면 다들 필체들도 좋고 간단한 그림들도 잘 그린다. 왼쪽의 싸인은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로 인해 우산을 그렸고, 오른쪽은 날이 맑아져서 해를 추가 하고 밑에도 꽃 두송이를 추가 하였다. 난 솜씨 좋게만 생겼지 사실 손재주는 커녕 필체도 초딩 수준인데 다행히 우리 가게 젊은 여직원들이 손재주들이 좋아 아주 유용하게 그들의 재주를 활용하고 있다. 왼쪽은 연말의 분위기를 살렸고, 오른쪽은 한겨울에 추위에 지쳐 따뜻한 햇살이 그리워 해를 붉게 그려 넣었다. 요즈..

죠지아 피치와 불독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현재 홀에서 일하는 여직원중에서 제일 베테랑인 두 사람! 왼쪽은 멕시칸인 Maria, 오른쪽은 흑인과 원주민 인디언피가 섞인 Christie Maria는 보통 젊은이들보다 반듯하고 성실하여 내가 특별 대우를 하고 많은 책임을 준다. Christie는 평상시에는 매우 상냥하지만 감정의 기복 역시 매우 심해 스트레스를 좀 받으면 화를 주체하지 못해 그동안 몇번이나 나나 다른 직원들과 충동이 있었지만 이제는 저 스스로도 인정 할만큼 많이 성숙해져 Maria와 쌍두 마차로 4년째 우리 가게를 이끌어 오고 있다. 미국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하니 손님의 100%로가 다 미국인이다. 7명 있는 직원들도 다 미국인들이다. 인종은 흑인, 백인, 멕시칸.... 주인인 우리 부부는 한국인! 그야말로 다국적이다. 직원들중 반은..

겨울에 쓰는 지난 가을 이야기들, 둘

못다한 지난 가을 이야기 둘 : 뒤늦게 담아 보는 지난 가을 우리 가게 모습 좋은 이웃( 꽃집)을 만난 덕분에 철마다 우리 가게는 옷 단장을 새롭게 한다. 지난 가을에도 우리 가게는 고마운 손길로 가을 풍취를 물씬 풍겨 손님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일단 먼저 너무 아름다왔던 가게 앞 가을 나무들을 회상하고 싶다. 나의 폰 다루는 기술이 영 쉬원찮아 그 아름다왔던 가을의 붉은 단풍들을 제대로 담지 못한게 퍽 아쉽다. 이렇게 바닥에 우수수 떨어지는 붉은 낙엽들은 손님들이 들어오고 나가느라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가게 안으로 따라 들어와 바닥에 흐느러지게 널렸다. 처음엔 열심히 빗질을 하여 담아 냈는데 나중엔 도저히 주체가 안되어 그냥 두었는데 뜻밖에 손님들은 일부러 낙엽을 바닥에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