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도 좋다!
처음 내가 블러그를 시작할때는 일종의 일기처럼
현재 내가 사는 모습을 남겨 두기도 하고,
내가 현재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어서였다.
사진을 찍어 두지 않으면 아무리 재미 있었고 감명 깊었던 순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이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것 처럼!
나의 자식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고, 또 그 어른이 된 내 자식들이 결혼하여 새끼들을 낳으면
그 나의 손주들은 언제나 나를 늙은 할머니로만 기억할꺼라는게 끔찍 했다.
"나도 젊은 시절이 있었고, 너의 부모들과 이렇게 살았단다." 하고 얘기해 주고 싶었다.
아직 있지도 않은 손주들에게 그렇게 말하기전에 우선 지금 내 자식들에게 먼저
" 너의 엄마가 이렇게 생각하며, 이렇게 살아간단다 !" 하고 시시각각으로 알려 주고도 싶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난 미국에서 산다. 내 두 자식도 다 미국에서 산다.
이말은 곧 우리는 영어도 사용한다는 뜻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풀어서 말하면 난 영어도 하지만 한국말이 훨씬~ 훨씬 편하다는 뜻이고,
우리 두 아이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치고는 한국말을 썩 잘하지만
읽고 쓸때는 영어가 훨씬~ 훨씬 편하다는 뜻이다.
이것이 나의 비애이다.
난 영어로 쓴 글을 대충 쓰고 읽을 수는 있지만 그 문맥의 깊은 묘미를 느끼기에는
턱 없이 나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고, 우리 애들 역시 한국말에 관해서는 나와 마찬가지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책 읽는 것을 무척 즐겨서 중 고등학교 때 꿈 중의 하나가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면 나의 아이들이랑 같은 책을 읽고 같이 이야기 해 보는 것이었었는데
미국으로 이민가는 남자를 만난 이후로 이런 나의 꿈은 이루기가 좀 힘들어졌다.
그래도 애들이 어렸을때, 한참 해리포터가 유행할때는 애들에게는 영어 책을 사주고,
나는 한글 번역 책을 사서 읽고 애들과 함께 그 내용에 대해 재밌게 이야기 해 보기도 했었다.
지금 내가 블러그를 하면서 이런 저런 나의 이야기들을 쓸때면,
솔직히 나의 아들 딸들이 읽어 주기를 바란다.
"우리 엄마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구나!" 하고 알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내가 나의 하소연을 쏟아 부으며 날 알아 달라는 건 아니고, 뭐랄까?
부모 자식간이지만 친구들처럼 요새 방식으로 서로 쿨하게 의사 소통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나 같은 기계치가 그냥 전화 걸면 될 것을 일부러 text를 한다.
솔찍히 애들이 친구들이랑 전화 통화하기 보다 text 하는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내가 싫든 말든 그게 요즘 애들 추세이니 나도 그 애들 추세에 맞춰 살아 보려 무지 노력해 본다.
그래야 내 자식들이랑 세대차이가 줄어 들고 좀 더 잘 통하지 않을까하는 바램에
이 현대 문명을 처절하게 몸 부림치며 익히고 있다.
그런데 아직 나의 아이들한테 나의 블러그 소식을 듣기전에 나의 조카로부터 소식을 받았다.
나이는 나의 딸과 같은데 현재 호주로 혼자 유학 가 있다.
나의 " 딸과 쇼핑을 하면서"를 읽고 저는 저의 엄마가 생각났다고 했다.
이 이모의 글을 읽고 이모가 느끼는 감정을 통해 제 엄마의 마음을 헤아렸던것 같다.
그래! 꿩 대신 닭이라고 딸도 좋지만 안되면 조카라도 나의 글을 통해 제 엄마의 마음을 헤아렸으면 됐지뭐!
내 여 동생을 위해 좋은일 한다고 생각하며 쓰린 나의 마음을 위로해 본다.
블러그는 블러그대로 매력이있지요?
부디 꿈꾸는자님의 소원대로 아이들이 엄마의 마음과
잘 소통 되어지길 저도 바랍니다^^*
이웃들에게도 알리지 않았었어요.
딸들은 엄마가 뭘하는지 알지만
엄마 블로그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이 없었구요.
그런데 요즘 들어 메인에 뜬 글 보고
아는 이들이 들어오기기도 하고
딸들 역시 관심을 많이 갖네요.
이런 저런 조언도 해주구요.
오빠랑 예지한테 한번 읽어보라고
넌지시 권유해보면 어떨까요???ㅎㅎ
엄마랑 좋은시간 보내세요 이모~~
확실히 아들과는 의사소통이 잘 되는데 딸하고는 별로예요.
딸은 한국어나 한국에 대한 관심도 없고요.
그래서 대학 다닐 때 쯤엔 원어민 교사로 한국에 일년정도 보내 보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