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씨 부부 오랜만에 산책을 하다!
부모님을 잘 만난 덕에 난 팔이나 다리가 가늘다.
그래서 몸도 가늘어 보인다.
원래 달거나 기름진 것을 좋아하지 않고, 삼시세끼 식사는 꼭 챙겨 먹어야 하고,
생긴 것에 비해 식사양도 많아 보는 사람이 놀랄 정도지만 대신 그 덕에 간식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런 행운을 타고 났고, 이에 덧붙여 밖에서는 발발거리고 움직이여 일해도 일단 집에 들어오면 밥 먹으면 땡이다.
주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컴을 하는데, 뭘 한번 시작하면 왠만해서는 몇시간씩 꼼짝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는다.
그런데도 신체 신진대사율이 높은지 운동은 거의 하지 않음에도 남들에 비해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나의 축복 받은 몸매도 나이가 드니 별 수 없는지 자꾸 배가 나와 그 꼴이 가관이 아니다.
그래서 토요일 아침인 오늘 모처럼 큰 마음 먹고 죠깅 하기를 작정하고 남편에게 말하니 반응이 시큰둥하다.
'그래? 그럼 나 혼자 나가지 뭐!'
나도 나를 못 믿는지라 맘 바뀌기전에 얼른 나갈려고 모자 쓰고 문을 막 나서려는 순간 남편의 한 마디가 나를 잡는다.
" 아 배고파~~!"
평상시엔 나보다 퇴근을 먼저 하고, 본인은 점심을 잘 않드시는지라 먼저 집에 들어와 있는 남편이 저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집 저녁 시간은 다른 집에 비해 무척 빨라 내가 퇴근해 들어 오면 쉴 틈도 없이 저녁이 차려진
식탁으로 가서 저녁을 먹곤 한다. 게다가 남편은 당뇨가 있는지라 심한건 아니지만 어쨋든 배 고픈걸 참으면 안 되어
나 운동 하는 것도 좋지만 남편 봉양이 먼저이니 밥 차리는게 싫은게 아니라 뭐든 먹고 나면 늘어지는 내 습성을
아는지라 모처럼의 운동 계획이 수포로 돌아 갈까봐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서서 부엌으로 갔다.
"그래? 그럼 빨리 아침 먹고 같이 나가자!" 하고 상냥히 대꾸하며 있는 반찬 다 꺼내어 간단히 상을 차려 먹고
설겆이는 그냥 둔체 같이 나가자고 하니 난데 없이 불쑥 아이스케키 두개를 꺼내며 이걸 먹어야 나간단다!
곧 운동을 할꺼니까 기분 좋게 "O K!" 하며, 운동 한다는 부부가 아이스케키를 하나씩 입에 물고 집을 나선다.
남편은 워낙 단것, 국수, 쵸코렛등등...을 좋아하는데 지병으로 인해 그 좋은걸 자제하는게 옆에서 보기에 퍽 안타깝다.
어쩌다 사 먹는 아이스크림도 꼭 sugar free 여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맛도 없고 흔하지도 않다.
뛰지는 말고 빨리 걷자는 내 말에 그냥 산책이나 하잖다.
산책? 저녁도 아니고 이 아침에? 이 나이에 경보도 아니고 산책을 우정 한다는게 어르신네들과 맞짱 뜨겠다는
의미 같아 우스웠지만 산책이든 경보든 집안에 웅크려 있는 것 보단 훨씬 나은 것 같으니 상관이 없다.
온동네를 남편과 걸으며 자연스럽게 애들 얘기도 하고, 가게 얘기도 하고, 이웃의 큰 집을 보며 젊었을때 세상 물정
모르고 만만하게 꿈 꾸던 그 큰 이상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난 양말이랑 운동화만 신었을뿐 핑크 색 반팔에 화려한 꽃 무늬 쫄바지의 못 말리는 실내 차림! (도저히 사진 촬영 불가!)
남편은 런닝위에 그것을 감추기 위한 얇지만 따뜻한 긴팔을 껴 입고 반바지, 맨발에 쓰레빠 차림!
전혀 주위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간편하지만 용감한 한국 아줌마, 아저씨의 산책 옷차림!
내가 사는 동네는 무척 한적하다. 원래 미국이라는 나라가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그런지 대부분
이동거리가 멀어 걷기 보다는 차들을 이용하는데, 이렇게 학교도 안가고, 직장도 안가는 날은 길에
차는 물론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토요일 아침 9시지만 무척이나 한적한 우리 동네! 길에서 노는 애들도 없네.....
집에 오니 남편께서는 아무 망설임 없이 집안으로 쏘옥 들어 가시고, 나는 왠일인지 오늘 계속 필을 받아
우체통 옆의 작은 꽃밭에 잡초를 뽑아 주었다. 한달전에 심은 튜립과 히아시스는 그 고운 자태를 겨우
두어주 뽑내고는 요렇게 금방 시들고, 작년에 심었던 코스모스들은 그 씨들이 저절로 뿌려져 이렇게 잘들
자라고 있다. 올 가을에 혹시 모를 튜립과 히아시스와의 재회를 꿈꾸며 커피 찌거기랑 차가, 영지 버섯차를 만들고 난후의 찌꺼기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 열심히 거름으로 주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볼품이 없지만 사랑과 관심을 주면서 애네들이 화려하게 변할 그 날을 꿈 꾼다.
한시간이 조금 못되는 산책을 하고 즐거운 우리집으로 들어 오는길! 오늘의 산책을 계기로 이젠 축복 받은 몸매 타령은 그만하고 운동을 해야겠다. 나도 나지만 당뇨엔 식이요법과 운동이 중요한데 꼼작 않는 게으른 아내 덕분에 남편 역시 운동을 통 하지 않으니 이 아내가 결단을 하고 가정을 지켜야지! 나이 들면서 특히 사십이 넘어가면서 알게 모르게 아줌마들이 강해지는것 같다. 상대적으로 아저씨들은 나긋나긋해지고..... 우리집만 이러는 건가?
운동 열심히 하세요, 미용이 아닌 건강을 생각해서.
저도 바깥을 걷거나 트레드밀에서 걸어요.
거기에 요샌 쿵후 기본 동작 8개를 배워서 하는데 생각 나는것은 5개 정도...
다리동작은 좀 생각이 나는데 손 동작은 자꾸 잊어버려서 허우적대다 보면 넘어지기 일쑤죠. 누가 보면 웃을거예요.
기마자세 비슷하기도 하고 엉거주춤...
엉덩이가 자꾸 사각엉덩이가 되는것 같아서 하체의 힘을 키우고 엉덩이가 더 이상 못 내려가게 얍!!!!!
근데 그거 되게 힘들더라구요. 정식으로 하면 땀도 나고 온 몸이 체력장 하고난 후 처럼 마구 마구 쑤셔요. ㅎㅎ
암튼, 체력은 국력, 영력, 또 뭐지? 재력인가? ㅎㅎㅎ
집 넘 이뻐요
미국은 화단을 잘 가꾸지않으면 안된다는 이야기 있던데 사실이야요
살안찌는 축복받은 몸매 무지 무지 부럽다요
나는 물만 먹어도 쪄서 죽겠다는 사실
울식구들이 다 좋은 체격이라
남자였으면 좋은 몸매?
아무튼 부럽다요
글구 어쩜 우리는 닮은게 많다요
울신랑도 당이 있는데
운동은 죽어라 싫어하구 ㅎㅎ
재미있는 세상
날씬쟁이 친구는 좋겠넹
나는 내맘대로 몸매라 내맘대로 산다네..ㅎㅎ [비밀댓글]
흑마늘이라고 들어 봤어요?
우린 통 마늘 사다가 껍질째 그대로 씻지 말고,
전기 밥솥에 보온으로 해서 열흘정도 놓고, (절대 뚜껑 열면 안됨!)
열흘 지나서 꺼내 이삼일정도 서늘한곳에 그대로 말리다가, 꼬득꼬득해지면
본격적으로 껍질 다 까서 다시 12일 ( 합계 보름)정도 더 말려서
젤리처럼 되면 냉장고에 넣고 매일 매일 먹어요.
당뇨에도 좋지만 워낙 마늘자체가 좋은거라 나도 먹으려고 노력중!
그리고 차가버섯이랑 영지 버섯 차도 매일 수시로 마시고....
흑마늘 파는건 워낙 비싸고, 믿을수가 없으니 집에서 이렇게 만들어 드시고,
영지,차가 버섯 역시 워낙 효능이 좋으니 드시도록 강추 합니다.
미국 집은 스타일이 한국이랑 틀려서 좋아 보이죠?
앞뒤 잔디밭은 왜이리 넓은지.....
보기에는 전원적이지만 그게 다 일이에요!
좋은 동네는 잔디 관리 제대로 하지 않으면 주위에서 항의 들어오기도 해요.
어쨋든 신랑 관리 잘해서 함께 자~알 삽시다! ^^
[비밀댓글]
그런데 자제하고있는 중이랍니다.
예방 차원에서 말이죠 ...
그나저나 저야말로 운동부족이라
생할습관 개선을 좀 해야겠어요^*^
가게 문은 안 여는 날이에요?
저도 동네 산책 해 본 지 1년이 넘었네요.
저는 축복 받은 몸매도 아니면서 운동도 안 하면서 저녁은 10시가 다 되어 먹네요.
집들도 참 예쁘고...
바쁘게 지내다보면 운동은 늘 뒷전이죠.
저도 참 운동을 안합니다만.^^
저는 살찌는 체질이에요.
운동을 해야 하는데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잘 하지 않게 되어요.
혼자라도 해야 하는데 남 핑게 대지요.
제 맘도 눈은 항상 시골을 한적한 곳에 머물고 있는데...
바로 저런곳.....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