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아들이 쏜다고 해서 나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직 정식 직장은 갖지 못했지만 대학원 준비를 하면서 소소히 일을 하여
수입을 만들고 있다.
사실은 자신이 사고 싶은게 있는데 자신이 필요한거 사기전에 부모님을 위해 먼저 돈을 쓰는게
옳은것 같다며 저녁을 내겠다고 한다.
자기가 손수 일을 하며 번 돈이니 얼마나 소중할까 싶기도 한데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였는지 .......
난 일 끝 나자마자 나가느라 도저히 촬영할 몰골이 아니어서 우리집 싸나이들만 찰칵!
늘 외식을 할때면 우리 식구들은 보통의 미국 식당은 가지 않는다.
우리가 미국 식당을 하고 있으니까 아무리 그럴듯한 이름의 큰 식당이라고 해도 맛에서 만족하기는 어렵다.
가격도 뻔한거라 비교가 되고.....
그래서 요즈음 본의 아니게 잘 가는 곳이 멕시칸 식당이 되었다.
일단은 우리 식당과 메뉴가 다르고, 입에도 맛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구 ^^
그래서 이번에도 동네에 있는 제법 큰 멕시칸 식당으로 가기로 하였다.
멕시코 식당에 가면 주문을 하자마자 이렇게 칩이 나온다.
무한리필인데 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다보면 마냥 먹게 된다
항상 첫 바구니에 만족을 못하고 꼭 리필을 해서 더 먹게 된다.
벼룩이 간을 빼 먹는거 같아 나나 남편이나 메뉴를 볼때 가격을 먼저 보며 고민하고 있으니
현진군이 근엄하게 말씀하신다.
두분 모두 드시고 싶은걸루 주문하시라고 하며 자신이 먼저 푸짐해 보이는 것으로 주문한다.
그러면서 아빠에게는 생맥주 한잔을, 엄마에게는 칵테일 한잔을 권한다.
(마침 그날이 스페샬로 생맥주 한잔에 천원정도 밖에 하지 않았다.)
주저하고 있는 우리에게 오늘은 분위기를 위해 한잔씩 하셔도 괜찮다고 마치 우리의 보호자인양
양해를 해준다.
쨔식 ! 언제 이렇게 컸는지.....^^
음식을 주문하는것 부터, 중간 중간 필요한 것을 종업원한테 말하는것까지
자신이 직접 할테니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 한다.
항상 어디를 가던, 무엇을 하던 당연히 남편이나 내가 앞서서 했었는데
이제는 아들이 이렇게 커서 저녁 내내 완벽한 호스트로서의 역활을 잘 감당하였다.
음식이 나오자 각 접시를 부탁하고는 각 접시가 나오자 아빠의 각 접시를 자신에게 달라고 한다
써빙 받는거에 어색한 아빠는 자신이 알아서 먹겠다며 괜찮다며 했다.
평소에 신사도를 입이 닳도록 강조했던 나는 현진이가 데이트 할때도 완벽한 매너남으로
여자친구를 여왕으로 떠 받들어줬던걸 익히 아는터라 얼른 나의 접시를 내밀며 써빙을 부탁 했다.
현진이는 오늘의 호스트로써 부모님을 정성껏 섬기고 싶어하는데 아빠는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 보다는
아들을 위하는 맘만 더 앞섰던 것이다.
이 먹음직스런 요리에 새우는 왜 하필 네마리만 나왔을까?
우리가 말하기도 전에 현진이는 새우를 한마리씩 빼서 우리 접시에 놓아 주었다.
각자 한마리씩 받고도 마지막 한마리가 더 남으니 순간 어찌해야 할찌 고민하는 눈치가 살짝 보이길래
기분 좋게 "총각이 한마리 더 드세요!" 했더니 씨익 웃는다.
엄마는 아이를 열달 동안 자기 뱃속에 품고 있어서 그런가?
어떻게 아이의 표정만 봐도 그 마음이 훤히 읽혀질까?
식사 중간에 웨이츠레스가 오자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빠를 위해 생맥주를 한잔 더 주문한다.
아들이 사주는게 대견해 남편이 맛있다고 한말을 놓치지 않고 있다가 잔이 비자마자
얼른 주문해 주는 그 센스는 어디서 배웠담? ^^
아들에게 술값까지 물리는게 영 찜찜한 남편은 자신의 맥주와 나의 칵테일은 우리가 계산하겠다고 하니
아드님은 일언지하에 거절한다.그럼 팁이라도 우리가 내겠다고 하니,
"왜 이러십니까? 저 돈 있어요! 오늘은 제가 다 알아서 합니다!" 하고 의젓하게 말한다.
세명 모두 무식하게 말해,배 터지게 먹었다.
남은것은 테이크 아웃으로 가져와 그 다음날에 일용할 양식으로 잘 먹었다.
셋이서 음식 세가지면 됐다고 했는데
충분히 먹어야 한다며 굳이 한가지를 더 추가하여 정말 배 불리 먹었다.
식당을 나서며 남편은 너무 잘 먹어서 아무래도 집에 가면 곧장 잘 것 같다며 걱정을 하였는데
과연 집에 오자마자 티비 뉴스를 틀더니 의자에서 그냥 잠에 빠졌다.
그런 남편을 쳐다보다 나 역시 식곤증이 밀려와 아에 침대로 들어가 초저녁인 8시부터 잤다.
그리곤 밤 12시에 잠이 깨져 잠이 다시 오질 않아 결국 새벽 4시 반이 되서야 겨우 다시 잠이 들었다.
휴~우!
아들이 한턱 쏜건 너무 좋았는데 식사후 집에 와서 온 식구가 곧장 잠에 빠져 뒷풀이도 없었다는게
너무 허무하고 어이가 없었다.^^
저도 멕시코 음식이 좋아요.
칼로리는 높지만 제 맛에 딱 맞는데 남편은 안 좋아하더라고요.
아드님이 멋지네요.
멋진 아드님에게 실연을 안긴 여학생은 자기 복을 걷어 찬 거 같네요.
제 아들도 여자친구 생긴지 얼마 안 되어서 푹 빠져 정신이 없더라고요.
일단 나가야 하니 이케만 쓰고 나중에 더 쓰겟음.
현진아.. 완전 기특아다,
아들덕에 나는 알지도 못하는 음식 맛보고
나는 언제 울아들이 사주는 음식 먹어보고 세상속으로
자랑을 던질꺼나?
글구 자기 멜주소를 내게주봐 내가 하면 될거아닌개벼?
내가 해보게 자기거를 알려주봐봐!!
글고 감자캔거랑 자두 딴거 월욜쯤 보낼게 아무래도 내가 더 보내야 마음이
편할듯 시포서리 ㅎㅎ [비밀댓글]
사실 별거아닌데 어잿든 고마운 마음에 쓴거지!
자기도 이제 아들이 크면 자랑꺼리가 많이 생길겨!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어야지.
내 이멜은 lightson24@gmail.com 임!
감자랑 자두랑 보내 주면 넘 고맙지!
그렇잖아도 엄마랑 자기 얘기 했는데......
전화 통화되면 우리 엄마가 뭔 말씀 하실껄?
좋은 소식이니까 기대하시라! 하하하
Thank you ! Thank you! ^^ [비밀댓글]
그래도 맛나게 드셨으니 ^^
저도 아들이 저번달에 월급받았다고 한턱쏘아서 근사하게 먹었던지라...
대견한 아들에 자랑스러움이 가득합니다 ㅎㅎ~~~~
거기다가 매너까정...
부러버라...
우리 건우한테도 요기 들다보라 캐야지...ㅎ
즐거운 시간이 여기까정
묻어오네요..
오늘밤도 행복하셔요..
요샌 낮과 밤, 그리고 장소의 구별이 없이 사네요. ㅎㅎ
아이들이 커서 자기의 자리를 지키고, 할 도리를 알아서 하는 것을 보면 참 기쁘시지요?
어느 새 성장해서 저런 모습을 할까... 하시지만, 지난 긴 세월 거저 된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
언니의 기도와 수고와 정성과 시간의 결과이지요.
언니 형제나 우리 형제나 다들 우애 있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아이들이 그대로 닮은것 같죠?
우린 시댁이 좀 뻣뻣하고 쓸데 없는 고집들이 있잖아요. 우리 아이들도 착하고 서로 위하지만 살짝 그런 기질이 엿보이니 걱정... 아들들이라 멋대가리 없는 것이겠지. 하며 위로를 하지만요. ㅎㅎㅎ
돈 벌어서 부모님의 빨간내복 대신 맛난 음식을 대접하는 현진이...
참으로 기특한지고...
좋은 학교로 진학해서 좀 더 공부하고..
좋은 환경의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저 같이 얌전하고 착한 샥시 만나서 부모께 효도하며 알콩달콩 잘 살것예요...
그나저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보니 오늘은 Taco Bell이라도 가서 먹어야겠는걸요?
나도 우리 시댁 얘기하자면 한 보따리잖아? ㅋㅋㅋ
아가씨나 나나 열심히 믿고 노력하고 정성을 다 할뿐이지요!
아가씨네도 일단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믿음 생활하고, 자신들을 아껴주니까
그 갸륵함을 아들들은 물론 하나님이 다 알으셔서 잘 이끌어 주실꺼야.
아니,현재 벌써 잘들 하고 있잖아!
그나저나 제자 공부를 열심히 하셔서 그런가 우리 아가씨가 날로날로 깊어지는게
동생이 아니라 선배님 같으시네요!^^
( 좋은 의미, 칭찬임! 그 바쁜 머리 굴리며 숨은뜻 찿으려 애쓰지 마시길!)
한 번쯤 과식해도 아드님이 대접한 음식이니 괜찮습니다.
그래도 언니네 애들은 식사양이 많지나 앉죠, 우리 애들은 꼭 자기들 수준으로 내 접시를 채워주니 입이 쩍 벌어진답니다. 음식을 덜면 애가 섭해 하고, 다 먹으면 내 배가 섭해 하고... ^^
근데 언닌 팔다리가 가늘어서 배 나오면 ET 닮을까 심히 걱정.
난 팔다리가 굵어서 배가 나오면 걍 피라미드인데... ㅋㅋㅋ
그렇다고 그렇게 가재미 눈으로 째려 보시면 안 되어요....ㅍㅎㅎㅎㅎㅎ
우리 집 아들들도 군대에 다녀오면서
부모의 보호자 같이 태도가 변하더라구요.
아빠에게 아들은 나이가 들면서 꼭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