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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걸리는 내 불치의 계절병

아이들이 다 커서 그런가? 몇해전부턴 해마다 봄이 오면 나는 들썩인다. 별루 부지런하지도 않으면서 봄 햇살에 마법이 걸려 텃밭으로 행한다. 며칠전, 올해에는 남편에게 볕이 잘 안드는 뒷 텃밭 대신에 앞 마당에 텃밭을하나 더 만들어야겠다고 하니 (아니지, 사실은 남편에게 땅을 일궈달라는 말이지!) 반응이 영 시원찮다. 매해 봄이면, 무슨 계절병처럼 이맘때면 들썩이며 바람만 잡아 놓고, 결국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또 일을 벌린다고 짜증을 낸다. 사실 남편 말이 맞긴하지만 그래도 듣는 나는 기분이 상한다. 관둬! 나 혼자서 하면 되지 뭐! 내가 비록 서툴러 농사가 시원찮긴해도( 사실은 게을러 아침 저녁으로 텃밭에 물 주는 정성이 부족하였다) 그렇다고 내가 꽃이랑 묘목 몇개 산다고 돈을 얼마나 많이 쓰는..

이 겨울에 잠시 나를 철학자가 되게 해주는 아이!

언제, 어떻게 우리집 식구가 되었는지 모르는 아이가 하나 있다. 처음엔 이름도 성도 모른채 그 존재감만으로만 주인의 눈치를 겨우 버텨온 아이! 어찌어찌하다 겨우 알게 된 이름은 "게발 선인장!" 이름이 좀 그렇긴한데 어느날 그 게발(?) 끝에 무언가 맺힌것 같더니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다 선인장이라 그런지 향이 없어 아쉽긴하지만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색도 예쁘고, 모양도 예쁘다. 그래도 이 겨울에 주인집 맘을 화사하게 해주는 예쁜 아이! 그동안 볼품 없는 외모에 물만 축내는 것 같아 맘속으로만 살짝씩 구박 했던 것이 미안해 창가 화단에서 일부러 식탁으로 모셔 왔다.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참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얘네들은 어떻게 언제 자신들이 꽃을 피워야하는지를 알까? 밖에 살며 사계절 자연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