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나의 일상들

딸과 쇼핑하면서 보고 싶어지는 나의 엄마

꿈 꾸는 자 2011. 9. 24. 10:11

 

그동안 예지는 효녀였다.

 

멋부리는 것엔 그닥 관심 없는 그저 읽는 것만 좋아하는 소박하고 검소한 보기드문 Teenager Girl이었다.

그래서 가진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미국은 단체 티셔츠 얻을 기회가 많다.

학교 단체 셔츠, 교회에서 계절마다하는 수련회나 여름 성경학교때 참가하거나 봉사자가 되면  주는  셔츠,

가끔 출전하는 대회에서 주는 셔츠, 헌혈 했다고 주는 셔츠, 컴퓨터 클라스에서 직접 디자인한 셔츠....등등.

워낙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속이 꽉찬(?) 애라 대충 이런 공짜 셔츠로 편하게 즐기니 가끔씩 청바지나 사주면

되었다.

그런데 이제 대학 진학을 앞두고는  저도 기대가 되는지 대학에서 만날 미지의 친구들에게 좋은 인상을

  한다면서  스스로  다이어트도 하고, 게다가 운동까지 매일 해서 살이 많이 빠졌다.

당연히 외모에 대한  관심도 늘어 전엔 죽어라고 청바지만 입더니 이제는 이쁜 아가씨  옷자림에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하루하루 날씬해지는 딸을 데리고 이쁜 사주는 쇼핑을 모녀가 즐겼다.

한번 쇼핑을 나가면 최소한 4시간이상 걸렸다.

그렇다고 우리 모녀가 쇼핑 중독에 걸렸다는건 아니고 워낙 취향이 까다롭다보니

(예지는 작은 키에 은근한 글래머라 본의아니게 몸에 맞는 고르기가 쉽지 않다)

자인도 맘에 들어야 됨은 물론이요, 가격도 무척 착해야하니 물건 만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딸이니 발이 아퍼도 즐거운 맘으로 함께 했다.

그러면서 생색을  조금 냈다. 

엄마니까 이렇게 아무소리 하지 않고 시간이나  따라 쇼핑 다니지  누가 따라 다니겠어!

그리고 네게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아닌지도  엄마니까 솔직하게 얘기해 주는거야!”  

친구들이랑 쇼핑가면  엄마처럼 이렇게 편하지 않을껄!”  나중에 대학가면 엄마 생각 진짜 많이 날꺼다!”

사실 딸에게 이런 얘기를 주면서 속으론 엄마가 많이 생각 났다.

옛날 나와 연년생인 여동생 옷을 살때면 인천 신포동 여성 기성복 매장은 둘러 보고,그것도 모자라

끝내는 서울로 올라가  명동 매장도 둘러보곤 했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렇게 유난을 떤다고는 생각

했었다. 그저 모녀가 의기투합하여 쇼핑하고 저녁도 먹으며 화기애하게 하루를 보내는 계절에 따른

행사 중의 하나로만 생각 했었다.

근데 나의 엄마는 얼마나 피곤하셨을까?

마음이야 이쁜 딸들에게 예쁜 옷을 주는 즐거운 마음이셨겠지만  몸은 많이 피곤하셨을텐데 그때 동생과

나는 예쁜 주시니 고마운 맘만 있었지 얼마나 엄마가  피곤 하실지는 헤아리질 했다.

딸을 위한 쇼핑에 맘과는 다르게  몸이 지쳐가고 목까지 바짝 타면서  갑자기 나의 엄마가 생각났다.

시간이상 걸어 발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지갑도 얇아지지만 딸에게 하나라도 예쁜 옷을 주고

싶은 마음이 바로 가진 엄마들의 공통된 마음일께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부모에 대한 마음이 더욱더 애뜻해진다.

 

" 엄마 보고 싶어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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