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이다.
아직은 쉰이 몇년 더 남았으니 여전히 젊은거라고 최면을 걸어 보지만 벌써 쉰 냄새가 폴폴 난다.
어제 주일에 동서가 교회로 생일 케익을 가져와 우리 속회원들에게 생일 축하 노래 받는걸로 시작하여 오늘 아침 7시 44분에 전화로 축하 문자가 오더니(눈물나게 부지런하다!) 출근전에 잠깐 들어다본 페북에 벌써 축하 인사들이 올라와 있다. 고마운 친구 그리고 식구들!
기분 좋게 가게로 출근하고 얼마 있으니 옆 꽃집 직원이 이쁜 꽃을 들고 내가 있는 카운터로 온다.
"For whom? me or Maria? " 하고 내 옆에 있는 여 직원을 가리키며 물으니 놀랍게도 " For you!" 하며 내게 준다.
" ME? From whom?" 하고 함께 온 카드를 열어 보니 어머나!.....무둑뚝이 나의 남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세상에나! 꽃 사는 건 돈을 낭비하는걸로 알고 있는 남정네께서 이렇게 이쁜 꽃을, 꽃 값이 비싼 이 겨울에 사시다니.....
(꽃들이 참 이쁘다. 꽃의 종류나 색들이 어쩜 맞춘듯이 다 내 맘에 쏘~옥 드는지.....결혼 하고 이십삼년만에 두번째 받아보는 꽃이라 지아비 에게 감사의 Big Hug를 해 드렸드만 무척 쑥쓰러워 한다)
오늘이 내 생일인줄 모르는 Maria는 엉뚱하게 발렌타이 데이도 아닌데 웬 꽃이냐며 남편에게 날짜를 착각 한게 아니냐고 했다가 오늘이 나의 생일이란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Maria는 우리 가게에서 4년 정도 일했지만 내 생일 혹은 남편 생일을 가게에서 축하하는걸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나나 남편이나 직원들에게 우리의 생일을 알리는게 쑥스럽고 괜히 부담을 주는것 같아 일절 내색을 하지 않았었다.
( 기분이 좋아서인가? 꽃은 물론 리본까지도 봄을 데려 오는것 같아 쏘~옥 마음에 든다.
꽃집 아저씨가 어쩜 그리 나의 취향을 잘 알아서 해 줬는지......)
올해부터는 나이 드시는걸 티 내시나? 아님 중년으로 넘어가면서 마나님이 무서워 지시나? ㅋㅋㅋ
한국 친정에서도 축하 전화가 왔다. 교회 속장님께서도 다시 한번 축하 문자를 보내 주시고....
이쁜 꽃 덕분에 출근하는 직원들마다 축하해 주고 Yong (나의 남편 이름)이 JEE (내 이름)에게 이렇게 Romantic 하고 Nice 한 선물 하는거 처음 본다고 난리들이다.
점심이 그리 바쁘지 않자 남편은 어제 끝내지 못한 부엌 씽크를 마저 고쳐야겠다며 잠시 들어 갔다 오후에 다시 나왔다.
(집에 들어간다고 하여 나올때 카메라를 가져 와 달라고 하여 꽃들이 시들기전에 얼른 촬칵!
아쉽게도 오늘의 주인공은 촬영 준비가 안된고로 사진 찍는 모습으로 거울을 통해 살짝만 등장!)
오늘은 매주 믿음의 친구들과 큐티 나눔( 말씀 묵상 나눔) 모임이 있는 날인데 전화가 왔다. 시간과 장소를 바꾼다며 평소보다 30분 일찍 근처 식당에서 만나자고 했다. 이사람이 내 생일을 모를텐데 왜 하필 오늘 이렇게 변경하는지 혹시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생일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늘은 그냥 밥 먹고 하자니 어쩔 수 없이 오 케이 할 수 밖에!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남편은 " 그럼 어쩌지?" 하길래 "뭐가?" 하니 아까 집에 들어간 그사이에 얼른 씽크대 고치고 마나님 생일 저녁상을 준비 했단다.미역국에 하얀 쌀밥으로 ....( 남편이 당뇨가 있어 우리 집에선 하얀 쌀밥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언제 하얀 쌀밥을 해 먹느냐고 하니 "그래도 생일인데 하얀 밥 먹어야지!" 하는 남편이 한 없이 고맙긴한데 왜 그리 깔깔 웃음이 나오는지..... 진짜 낭군님께서 변하셨네!( 항상 생일 챙기는걸 애들 같이 유치하다며 탐탁치 않게 여겼는데 웬일로 하얀 생일 쌀밥을 하셨다냐?)
결국 남편의 정성어린 저녁상은 내일 먹기로 미루고 모임에 함께 나가보니 역시나 ! 깜짝 생일 축하 자리였다.
왜 이렇게 올해는 요란하게 생일을 축하 받나?
덕분에 오랫만에 만난 맴버들과 화기애하게 좋은 시간을 갖고, 가금씩 이런 시간을 갖자며 모두들 아쉽게 일어섰다.
애들이 어렸을때는 가르치는 의미에서 챙기기도 했지만 사실 이 나이에 생일날이라고 해서 보통 날과 다를게 별로 없다.물론 생일 축하는 받지만 여느 날과 똑 같이 가게 나가 일 할 것 똑 같이 다하고 다만 저녁에 가족이랑 맛난거 같이 먹는 그냥 그런 날 중의 하나로만 생각하였지 굳이 특별한 의미는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생일 선물을 고르는 것도, 주변 지인들의 각각 다른 생일들을 제때에 기억하고 챙기는 것도 버겹게만 느끼던 내가 이젠 생일을 핑계로 맘에 맞는 지인들과 한번 더 만나 가볍게 밥 먹으며 편안하고 유쾌한 Breaktime을 가져 보는 것도 썩 괜찮다는, 아니 오히려 이런 쉬어가는 시간이 그날이 그날 같고 바쁘기만 한 건조한 일상에 윤활유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든다.
이런 나의 생각도 노화 증상중의 하나일까?
(카메라 나온김에 괜히 오늘의 Lunch Special 도 한장 찍었다.)
축하드립니다.
늘 주님 주시는 기쁨가운데 축복의 통로 되시길 예수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여러 지인님들의 축하 모습 아름다워요.
남편들이 나이 들어가면 조금씩 변하더라구요.
그것도 좋은 방향으로다.....ㅎㅎㅎ
담에는 주인공 모습 확실히 보고 싶습니다.
저도 울남편이 오늘 생일이여요
삼겹이사다가 구워주었는데 저는 나가서 칼질을 하고픈데 당뇨로 이가 나쁜 시엄마도 있고
남편도 당뇨고 마음처럼 생각이 따라주지 않을때가 많은데.. 남편분 정말 멋진남자!!
멋진 남편씨
제가 대신 고마워지네요.
앞으로 종종 챙겨주세요
요렇코롬 기뻐하는데 자주 자주 해주세요...저도 40대 후반의 촌부랍니당..
강 여인님도 40대 후반이시라구요?
그럼 갱년기를 앞두고 서로 공감하는게 많겠네요?
이렇게 더 반가울수가.....
그전에는 그렇게 하늘 같이 든든하던 남편이 40 넘어서부터 조금씩 나이드는 거 티내더니
이제는 아줌마인 제가 더 씩씩해질때가 많아요.
그래서 위기 의식을 느꼈나?ㅎㅎㅎ
어쨋든 꽃 선물 받고 보니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
이제는 애둘이 다 학업 관계로 집을 나가 올 해부터는 텃밭을 가꾸려고 합니다.
어제는 밭에 잡초들을 뽑았는데 손바닥만한 밭의 잡초도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데
강 여인님은 그 큰 밭을 다 어떻게 하시나요?
잡초를 뽑을때는 그 뿌리들까지 다 뽑아야겠죠?
작은 제 텃밭에서 꼼지락 할때마다 농사 지으시는분들의 수고를 매번 느낍니다.
감사 합니다!
그냥 흙전체를 덮허버리는 거에요
검은 부직포를 덮허주면 풀이 올라오지를 못해요
헛고랑마다 부직포를 씌우면 풀이 얼씬도 못해요
그래서 친환경농업을 주장하고 삽니다.
사람도 살고 땅도 더불어사는 친환경 농업이라고 하지요.후훗..
검고 두꺼운 비닐은 안되나요?
저의 텃밭에는 작년 상추는 벌서 군데 군데 소복이 나와 있고 부추랑 파도 삐리삐리 나와 있거든요.
작년가을에 씨들이 엄청 떨어졌을텐데,깻잎은 좀더 있으면 저절로 나오겠죠?
고추는 해마다 다시 심어야하는 거지요?
초보 농부 각별한 개인 지도 부탁 합니다.
이곳 죠지아는 한국이랑 날씨가 신기하리만큼 비슷해서 대충 그곳과 농사 시간표가 맞을거에요.
부직포 없으면 검고 두꺼운 비닐 씌워주어도 될거에요
그런데 상추나 고추한테 씌우면 안되고 헛고랑에 씌운다는 이야기에요.
꼭!!그래야 풀이 생을 미리 포기를 하지요/
그러니까 풀씨가 부직포에서 생을 마감하는거에요. 뿌리를 내리지못하고
그래서 풀약을 안하게 되는거랍니다.
사람도 살고 자연도 산다는 이야기 여기에서 나온 이야기랍니당
오케이!!
그러니까 상추나 고추들은 중간에 하얀색이 들어있는 멀칭 비닐을 써야 크는데 햇볕을 잘받아서 아마 좋을거에요
봄부터 저의 농사이야기를 잘 보시면 사진으로 글로 공부를 조금은 하시게 될것이여요
참고로 저는 66년 말띠 가시나랍니데이!!
늦은 생일축하 축하 (~)(~)
꽃보다 더 귀한 사랑하는 귀한 하나님의 딸(~)(~)
복된 나날이 되고 건강,건강 알죠(?)(?)
삶에 지쳐 조금 보류했던 그 마음과 표현들이 이제 다시금....
예전의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죠?
오빠, 괜찮았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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