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집사님이 난데 없이 양파 피클을 하셨다며 나눠 주셨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우연히 우리집 아들이 동갑내기 친구인 그 집사님네 아들을 만난다기에
우리 가게에서 구운 스콘과 향이 좋은 커피를 한봉 딸려 보냈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교회에서 친교 당번이 되어 우리 집에서 카레를 해 가는 김에 그 집사님네 것을
따로 담아 가져가 전해 드렸다.
그 집사님네는 가게 특성상 주일에도 영업을 해야하는데 큰 결심을 하시어 일단 아침에 문을 열었다가
중간에 몇시간 닫고 교회로 오셔서 예배를 드린 후에 친교할 틈도 없이 부리나케 가셔야 한다.
나도 미국에 와서 오랜기간 주 7일 영업을 했었기에 그 집사님네 사정이 남의 일만 같지는 않아
가게에 가셔서 곧바로 드시라고 카레를 따뜻하게 보온 포장을 하여 드렸더니 좋아 하셨었다.
그런데 오늘 그 카레 그릇을 돌려 주시면서 약식과 양파 피클을 또 주셨다.
그것도 새벽부터 가게에 일찍 나오셨을텐데 약식을 따뜻한 체로 주고 싶으셨는지 부엌도 제대로
없으실 일터에서 우정 아침에 새로 하셔서 따뜻한 온기 그대로 전해 주셨다.
엊그제 카톡으로 미리 언지를 해 주셨기에 오늘은 받을 준비(?)를 하고 교회로 갔다.
예배가 끝나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주차장으로 이끄시더니 따뜻한 약식과 새로 담근 양파 피클을 주셨다.
나 역시 이럴줄 알고 아침에 따뜻하게 내린 차가 버섯차를 전해 드렸다.
옆에서 보고 있는 남편은 이렇게 계속 주거니 받거니 하면 언제 끝이 나냐고 웃는다.
주일에 교회에 올때는 다들 얌전히 차려 입고 와서 편히들 사는것 처럼 보이지만 한꺼플만 벗겨
삶의 현장으로 가보면 한국에서보다 훨씬 적나라하게 산다.
대부분의 이민 1세들은 사무직이나 전문직보다는 몸으로 떼우는 일들을 많이 한다.
그나마 우리처럼 주 5일 일하는 직종은 별로 없고 대부분이 주 6일 혹은 주 7일 일을 한다.
남의 밑에서 일을 하던 내 가게를 하던, 수입이 적든 많든 대부분 고달픈 삶을 산다.
잣과 건포도 그리고 대추를 얇게 썰어 만든 약식이 퍽 맛이 있다.
다른 나라에 와 언어의 장벽, 인종의 장벽에 부딪치며 사는 각박한 삶속에서 이렇게
가는정 오는정으로 마음이 푸근해져, 씩씩하게 살아갈 힘을 서로 공급해 주고 받을 수 있게
해 주심에 갑사 드린다.
오늘 받은 약식은 앞으로 며칠을 두고 두고 아침으로 요긴하게 잘 먹을 수 있을만큼 풍성하다.
이 약식을 먹으면서 주 5일 일을 할 수 있는 업종으로 바꾸고 싶어하시는 그 집사님네 가정을 위해
열심히 기도 해 드려야겠다.
사진에는 이 고운 칼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비트와 식초로 곱게 담그신 양파 피클을
이렇게 접시에 놓으면 마치 한 송이 연꽃이 핀 양 참 예쁘다.
양파피쿨이 마치연꽃이 핀것 같아
나는 또 실수를 한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마음이 끕끕하다
이민세대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말 한꺼플 베끼면 더 적나라하든 말에
공감이 간다
원더우먼같은 내친구 화이팅
그래도 정겨운 이웃이 있어 마음은 따뜻할것 같아 참 다행이다
타향살이 너무 힘들고 한국에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싶어 하루에도
몇십번씩 돌아갈까 말까 고민하며 살아오고 있어요...
이렇게 힘들고 외로운 이민살이에 가족처럼 서로 챙겨주고
서로를 이해해주는 이웃이 있으면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죠~^^
그러실줄 알았으면 예쁜 그릇에 담아드리는건데 ㅎㅎ
양파를 예쁘게 썰어 놓으셨네요
덕분에 차가버섯차를 아주 잘 마시고있답니다.
누구나 어디에 살던 각자 외로운 삶이죠
함께 나눌 분이 계셔서 감사하답니다.
이렇게 많이 글을 올리셨는데 제가 자주 찾아뵈지 못하는 군요
교회 묵상나눔 올리는것도 시간이 좀 걸리다보니
다른 곳은 신경 쓸 틈이 없군요 요즘 블러그도 자주 못하니...
아무래도 일을 바꾸긴 해야할텐데....
그만두면 Perfect Cup 2호점 개설을 할까요 ㅋㅋ
김칫국부터 마신다구요?
오늘은 왠지 마음이 허전하네요
그래서 더 하나님을 붙잡는지도 모르겠어요
외롭다보니... [비밀댓글]
- lady Stacey
- 2012.11.06 19:37 신고
- 수정/삭제 답글
꿈꾸는자님 성품이 좋으셔서 주위에 좋은분들도 많으신가봅니다. ^^
저는 이제 미국온지 겨우 5년이 좀 넘어서, 또 유학생 신분이라 이민 1세대 분들 삶을 잘 모르지만, 글을 읽으며 끄덕이기도 했어요.
지금처럼 항상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행복하시길 바래요~
썰어 놓은 것이 더 예술이네요^^
힘둘수록 작고 따뜻한 맘이 필요합니다.
그런 따뜻한 이웃을 두신 꿈자님 내외분은 행복하신 분!!!
힘든 이민 생활에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십시다.
주 오일을 일하지만,
토욜일엔 장봐야되고,
주일은 온종일 교회서 봉사하고....
주 칠일 일하는 것 못지 않습니다.
그래도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하시는 남푠님....화이샴^^
주말 잘 쉬시고 행복하시길~
오늘은 언니야방에서
마음이 마니 따스해지네예?
언니야 사랑이 그만큼 커서 인복도 많은거란거
저는 알고 있답미더.
연꽃처럼 고운 양파피클이
이렇게 아름다워 보이는건
사랑이겠지예?
오늘도 고운 시간 보내시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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