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이래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꿈 꾸는 자 2012. 1. 29. 14:21

작년, 가을의 끝자락에 현진이가 그동안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지난 일년동안 알콩 달콩 옆에서 보기 퍽 귀엽게 잘 지내는것 같더니

어느날 갑자기 그만 사귀자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은 게 되었다.

 

정확한 그녀의 속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아들의 입장에서는 황당한 결별의 아픔이 퍽 컸었나보다.

 

설득을 해도 이미 돌아서 버린 그녀가 끝내 마음을 돌이키지 않자 저도 끝냈다고는 했지만 

실연의 휴유증을  단단이 앓아 불면증까지 생겨 밤에 잠 드는데 상당히 힘들어 했다.

 

짧은 겨울 방학동안 집에 머물렀을때 켜진 랩탑을 침대에 그대로 놓고 잠든걸

아침에 보고 뭐라 했더니 슬며시 잠들려고 누으면 자꾸  생각나  잠들기 힘들어, 

컴퓨터를 졸릴때까지  밤새하다 겨우 새벽녁에야 잠이 든다고 한다는 말에

남의 집 귀한 자식을 함부로 뭐라 그럴수는 없지만  에미로써 맘이 많이 아팠다.

 

남녀 관계야 몇번이고 만나고 헤어지기 마련이지만 대학 졸업반인데 여자 친구랑 헤어졌으니 

이제 자연스럽게  여자 친구 만나기 힘들다고 낙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생 선배로써 지금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들......

 

걱정 마라! 세상의 반이 여자다. 넌 아직 젊으니 기회는 아직도 많아!

잘 됐다! 너랑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보지. 더 진지한 관계되기전에 이쯤에서 헤어진게 다행이야!

앞으로 더 좋은 사람 만날려고 그래! 힘내!.........

 

 

지금 현진이에게는 이런 말들이 아무리 인생의 진리일지라도 전혀 위로도 되지 않고

듣고 싶지도 않을것이다.

 

그래서 어줍짢은 위로대신

"맘이 많이 아프겠다!"는 말로 감정에 동의를 해 주었다.

그리고 황당해하고 속상해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만 주었다.

 

이제 두어달 지나니 처음보다는 많이 편해져 보인다.

 

어제는 남편과 함께 현진이네 학교로 갔다.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써클 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에 전 여자친구도, 현진이의 대부분의 친구들도 가는데

자긴 아직 아무렇지도 않게 갈 수 없다며 몇주를 그냥 혼자서 보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학교로가 저녁도 같이 먹고,새로 산 볼링공도 시험 할겸 볼링을 치기로 하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저녁을  특별한 것으로  자기가 산다며  타이 음식점으로 갔다.

 

 아직 학생인 아들에게 얻어 먹는게 어색하고 부담스러웠지만 굳이 자기가 저녁값을 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데이트 할때는  돈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그 돈을 자신에게만 써서 돈이 많이 남는단다. 

그래서 이렇게 아빠, 엄마에게 저녁도 사 드릴 수 있다고 한다니

생전 처음으로 아들이 사주는 저녁을 먹게 해준 아들의 전 여자 친구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지 ....?????

 

저녁 후에는  볼링장으로 갔다.

이런 저런 아빠의 코치를 받으며 웃음을 회복하는 아들을 보니 내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멀리 떠나 있는 여동생까지도 실연 당한 오빠가 걱정이 되어 요즘 부쩍 전화를 자주 하는 눈치인데 

슬쩍 언니 있을때보다  오빠랑 대화를 길게 할 수 있어  자긴 지금이 더 좋다고 한다.

 

실연의 상처를  입은 당사자는 지금 성숙해지느라 죽을 맛이겠지만

한동안 바빴던 아들과 오빠와 다시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된  나머지 가족들은

금 이 상태가 그리 나쁘지만도 않다.

 

이래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ㅎㅎㅎ 참 좋은 부모님입니다.
이성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한번도 없는것 보다는
아픔은 있겠지만
경험있는게 제 생각에는 좋을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 만나고 헤어지고를 밥먹듯이 쉽게 생각하던데
그집 아이들은 그렇지 않나봐요.

울집 두 딸은 연애 소질이 없는지
이쁘지 않아 그런지..
제가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남자 친구들을 사귀지 않네요.
결혼상대라도 되는듯 넘 까다롭게 보는것 같아요.
그게 슬쩍 걱정입니다.

한국은 엄청 춥습니다.
저의 집 애들도 전혀 이성에 관심 없는듯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 부모인 저한테는) 이성 교제를 하더니
결국 이렇게 심한 몸살을 앓는군요!

남의 일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원래 첫사랑은 않 되는거야! 더 좋은 사람 만날테니 걱정마!"
하고 큰 소리 땅땅쳐줄텐데 이게 내 자식일이다보니
'저 녀석이 잘 극복해야 될텐데'하고 걱정이 좀 되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실연의 상처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은 볼링에 취미를 들여
시간만 나면 혼자서 열심히 볼링치러 다니는것 같아요.

아픈만큼 성숙해지기를 조용히 지켜 볼 수 밖에요!

춥다니 몸 조심하세요.
감기도,낙상도 이 나이엔 다 조심해야 되잖아요. ^^
제 아이들도 이성교제 문제로 지 엄마랑 이야기 나누는 것을 전 모른채 했답니다.
이거참..나서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분별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지 엄마에게 맡기고 말았는데 아빠가 해줄말도 있을 것 같아요
머..헤어지거나 그런 단계는 아니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어때요~..그런 수준이어서^^
제경우는 중학교3학년때부터 이성교제를 했거든요, 독서클럽을 핑계삼아...
그때도 제 엄니는 집으로 데려와봐라...엄마 소개시켜주라..그러면서 아들을 응원했죠..
조숙하게도 중3때부터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와 엄니에게 소개시켜주고 대학시절까지 사귀다가
군대입대하면서 헤어졌는데..크게 실연이라할 것도 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손 한번 안 잡아봤으니까요..
아이들 교육을 부모가 동시에 컨설팅을 하면 아이기 헤깔릴까봐...아직 안 나섭답니다.
그래도 글 보니 많이 부럽습니다.
아빠가 말씀은 안하셔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이는 알 겁니다.
허락하시고 묵묵히 지켜 보시고 있다는걸!

요즈음은 변화가 너무 빠르고, 많은게 너무 오픈 되어서
옛날처럼 무조건 "안돼!" 한다고 "안하는 세상"이 아니잖아요.
걱정이 되고 조금 불안하더라도 차라리 "널 믿는다!"라는 메세지를 주면서
자율권에 맡기는게 더 현명한거 같아요.
원래 사람 맘이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잖아요.

부모맘이 다 똑같죠!
걱정되고, 고생 하지 않도록 한 지름길 가르쳐 주고 싶고.....

근데 맘 비우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곁에서 묵묵히 지켜 봐 주고,
기다려 주는것이 아이들이 성숙하게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자양분이라는걸
인정 합니다 요즈음!

방문과 댓글 감사 합니다! ^^
좋은부모가 되는법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은듯한데요
정말 올바른 부모의 모습이 어떤건지
가끔씩 자신에게 묻곤한답니다
묵묵히 곁에서 지켜봐 주는것도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마을 여인이 댕겨갑니다.
어제 김치를 좀 많이 하니 남편이 김장 하는것 같다고 했는데
오늘 강마을 여인님의 방문을 받았네요!

댓글 주셔서 잠깐 놀러 갔었는데
자식 농사도 힘들지만 요즘 같아선 농사 짓는게 더욱더 힘들것 같아요.
열심히 하면서도 묵묵히 기다릴 줄도 아는게 참 농사꾼이겠죠?

방문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