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 동안 집에 와 있었던 딸이 어느날 룸 메이트인 단짝 친구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형을
만들겠다고 하며 솜이며 천을 사왔다.
그냥 평면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소위 봉재 인형을 만들겠다는건데 학교 갈 날을 며칠 안두고 시작 하겠다고
해서 걱정이 된 나는 귀걸이나 목걸이등 좀더 간단한 걸로 하지 언제 일일이 손 바느질을 할꺼냐며 질색을
하였지만 용감한 울 딸은 일을 저질렀다.
난 중고등 학교 다닐때는 미술반도 하고 가사,가정시간에 수를 놓거나 뭘 만들때 잘 했다고 칭찬도 듣기도
했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점점 커 갈수록 나의 손재주는 그 위력을 잃어갔다.
특히 워낙 손재주가 남다르게 많은 남편을 만난 이후로는 그나마 그 미약해진 손 재주조차 쓸 기회를 원천 박탈
당해 (고마운줄 모르고 하는 배부른 소리인가?ㅎㅎ) 나날이 더욱더 퇴화 되어 지금은 그냥 별 재주 없이,
단순해진 두 손을 그냥 들고만 다닌다.
예쁘고 아기자기한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바쁜 이민 생활과 별루 꼼꼼하지 못한 성격에 느긋하게 앉아서 하는
손바느질이나 뜨게질 이런건 아에 시작 할 엄두도 내질 않는다.
그런데 내 딸은 그림 그리기는 기본이고, 목걸이나 귀걸이 만들기, 뜨게질등등을 곧잘 한다.
종이에 밑 그림을 그린후 신문지로 형태를 잡아주고, 얇은 천을 갖고 이리저리 오려 조각을 내며 그 신문지를
감싸는 것까지를 '저걸 어느 세월에 끝낼까? 제 시간에 끝내지 못하면 괜히 혼자서 스트레스 받을텐데.....'
하는 걱정스런 맘으로 보고 잤다.
( 소위 요런 단계들이 작품 구상 , 실제 모형 만들기, 그 모형에 맞는 패턴 만들어 뜨기가 아닐까?
이런걸 어디서 배우지도 않았으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한 걸 저 스스로도 나중에 신기해 했다.)
|
|
|
친구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예쁘기는 하지만, 난 그 정성스런 선물을 받는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몇시간이고 일일이 손 바느질을 해야하는 아이의 엄마인지라 내 딸의 이 발상이 영 못 마땅하였다.
'기집애, 대충 하지. 저 고달프게 왜 이리 유난을 떠는거야?
이까짓 인형 받으면 받을 때야 잠깐 고맙겠지만 애들도 아니고 얼마나 간직한다고 이렇게 생 고생을 할까?
남에게 쏟는 이 정성 다 헛된건데 이 정성을 차라리 이 엄마에게나 쏟지!
공부만 할 줄 알았지 역시 아직 인생을 잘 모르는군! ㅊㅊㅊ'
내가 하는것도 아니고 뭐 하나 도와 주는것도 없으면서 괜히 내 딸의 고사리 같이 작은 그 손이 아플까봐
듣거나 말거나 나 혼자 궁시렁 궁시렁거렸다.
그런데 그 다음날 일을 끝내고 오후에 집에 들어오니 딸이 완성된 인형을 보여 주었다.
와! ~~~~
|
|
이건 정말 쇼윈도우에 놓고 팔아도 되겠다!
정말 꼼꼼이 잘 만들었다.
색깔도 예쁘게 잘 매치 하였다.
총 19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
|
정말 얘 내딸 맞아?
에고 누가 나중에 이 복덩어리를 가져갈껀가?.....
와ㅡㅡㅡㅡ소리만ᆢ
수제 인형ᆢ그것도 멋진ᆢ
솜씨가 대단하네예
언니를 닮았지 싶은데ᆞ
그림솜씨는 아빠를?
우월 유전자를 모두 갖고 태어난듯하네예ᆢ
친구여!
딸없는 시골의 친구는 부러워
잠못들것 같은데 우짠디야
좋은점은 골고루 다
물려받은 딸을 가진 꿈자가
무쟈게 부럽다
솜씨 좋은 딸은 분명 엄마를 닮은 것이 분명 합니다.
너무 좋아하는 친구인가 보지요, 받는 친구도 그 정성에 감탄 할 것 입니다.
패턴을 보고는 좀 걱정을 했는데 완성품 보고는 와~우~ 했답니다.
재주가 뛰어나네요...
우리 딸들도 재주가 뛰어났으면 좋겠네요...
근데 아직 아장아장 걷고 있는 갓난아이... 호호호....
좋은 주말되세요.
패턴은 혼자서 어떻게 만들었으며, 패턴이 있더라도 처음 만들면 만드는 순서며, 헷갈릴 거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이쁜 인형을 뚝딱 혼자서 만들어 냈을까요~ 진짜 대단하네요~~!
머리 좋은 사람들은 뭐든 다 잘 하는 거 같아요~
따님의 재주도 대단하지만, 19시간이나 정성들여 이렇게 이쁜 인형을 만든 따님의 친구를 향한 마음이
더 이쁘고 대견해요~~! ^^
엄마,아빠로부터 타고난 능력도 있겠지만, 꿈꾸는 자님 닮아 마음도 이쁜가봐요~
정말 자랑할만한 이쁜 딸 두셨어요~ ^^
색상도 곱고 디자인도 유연한 것이, 샀다고 해도 믿을 정도.^
생일 선물을 대충하지 먼 정성을 저리 들인담... 하는 건 우리 어른들 생각이지요 사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거나 그러고 싶은 대상에는
모든걸 다 투자하기도 하쟎아요. 꿈자님도 그러하셨을 거고, 저 또한 그랬던 기억.^
그걸 우린 열정이라 부르던가요.^
저도 학생땐 이것저것 만지고 만드는거 좋아했는데
직장인이 되고 하다보니 그럴 여지가 점점 없어지더라고요. 저도 아마 꿈자님 수준. ㅋ
맞아요, 배우자가 어떤 분야에 더 소질을 발휘하면 한쪽에선 열의나 흥미가
조금씩 사그러지는 면이 있는가 봅니다.
제 경우 세상서 제일 싫어하는게 요리지만 ㅎㅎ, 그래도 가끔씩 만들기는 했더랬는데
짝지가 저보다 더 잘하고 하니까 이젠 아예 요리는 손도 거의 안대는 부누기예요. ㅎ
딸내미 단짝이 저 선물 받고 좋아서 깡총깡총 뛰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내가 친정 어머니면 시집간 딸이사위 아침 안해주면 시집 잘 가 편하게 산다하고,
며느리가 아침 안해줘서 내 아들이 굶으면 게으른 며느리 들어와서 자기 아들 불쌍하다하고.
제가 이 봉제 인형을 울 딸이 만드는것 보고 딱 요런 이기적인 시어머니의 마음이었다니까요.
이런 선ㅂ을 우리 애들이 받으면 너 정말 친구 잘 만났다며이게 다 네가 잘한덕 아니겠냐며 마냥 흐뭇해 할텐데,
이런 손 많이 가는 선물은을 막상 우리 애가 만든다니까 고생할 생각에 투덜투덜 잔소리 먼저 나오더라니까요.
그래도 이 선물 받고 친구가 너무 좋아하고 감격해 했다며 흐믓해하는 딸을 보고
나의 이 위선적인 두 마음에 대해 많이 반성 했어요.
저도 학창 시절엔 친구에 소옥 바져 지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삭막해지고 이기적이 되었는지......
아낌 없이 주는 사랑을 저부터 회복해야겠어요.
저 선물을 받은 영광의 주인공은 좋겠어요.
제 딸이 손끝이 야물어 뭘 잘 만들어내요.
저 닮지 않아서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마틴 루터 킹의 날이라 대학으로 돌아간지 일주일만에 아들이 다시 집에 와 있습니다.
따님이 천재는 분명한가봐요.^^
갸가 제 조카 완전 맞네요....
섬섬옥수 삯바느질 하는 것이....
저도 아직 그런짓 가끔 합니다..
예전에 여기 왔을때 뜨게질 할때 알아 봤지요..
이쁜것...
못 하는 것이 없네.........
'우리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땡스기빙 전날, 아들은 빵 굽고 엄마는 탄 냄비 닦고.... (1) | 2013.11.27 |
---|---|
아들 생일날에 참석하게 된 근사한 미국 디너 파티! (0) | 2013.08.23 |
구년만의 가족 스키 여행 (0) | 2013.01.14 |
미국 대학 기숙사에서 보낸 가족 연휴 (0) | 2013.01.11 |
게는 닭고기를 좋아할까, 소고기를 좋아할까? (0) | 201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