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눈물겨운 배씨들의 뱃놀이

꿈 꾸는 자 2012. 7. 4. 21:30

언젠가부터 남편은 낚시에 열심이다.

술 ,담배도 하지 않고, 남들이랑 어울려 밖으로  나다니며(?)  특별이 돈 쓰는 일도 없는 모범 가장이다.

그런데 최근 몇년전부터 낚시에 취미를 붙였는데,애들은 다 커서 대학에 갔고, 난 햇빛 아래에서 몇시간씩 

서 있어야하는 

비린네 나는 낚시에 별 관심이 없어( 잡아다 주는 생선만 환영이다.ㅋㅋㅋ)  장거리 운전도 마다 않고 혼자서 잘  다닌다

 

오늘은 미국 독립 기념일이라 휴일이어서 두시간 거리를 현진이와 함께 세 식구가 가기로 했다.

보통 이렇게 가족 나들이를 할때는 김밥이나 도시락을 쌀텐데  항상 휭하게 다니다 보니  간단하게 

아침을 사먹었다. Grits는 내가 좋아하는 미국 아침 메뉴 중의 하나이지만 이날은 왠지 김밥이 하루종일 

눈 앞에서 아른 거렸다.

 

 

 

 

 

 

 

 

 

 

오늘 낚시에 특별히 세 식구가 총 출동 한건 사실 이 고무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한번 해 보기 위해서다.

저수지 하류에 차 한대를 미리 세워 놓고 다른 차 한대로 상류로 올라가 이 보트를 타고 낚시하며 

내려 와야 하는데 일행 없이 거의 항상 혼자 다니는 남편은 그러기가 용이하지 않아 ,딱 한번 혼자 배를 

가져 갔다가 고생 고생 했다며 일행과 함께 와서 배 타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여 오늘 이 처자식이 그 한을 풀어 주고자 이렇게 함께 행차 한 것이다. 

 

 

 

 

 

 

 

 

 

사진 가운데 초록색 지붕의 콘크리트 건물에서 강물을 방류하고 있다.

이 고무 보트는 친하신 지인이 쓰시던 것을 주신 것이다.

남편이 오른손에 들고 있는 까만 것이 고무 보트에 바람을 넣는 기계이다.

 

 

 

 

 

 

 

 

고무 보트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는다. 바람 넣는 기계로 하니 금방 빵빵해진다.

커버도 씌우고.....

 







 

 







 

 

 

이곳은 저수지 상류인데 올해 워낙 가물어서 수위가 퍽 낮았다.

보통 두개의 문에서 물을 방류하는데 이날은 한쪽 문만 열어 놓아 수위가 무척 낮아 물 속이 다 보였다.

 







 

 

고무 보트 준비가 다 되자 흐뭇한 모습으로 강물을 쳐다보는 남편의 모습 ^^

"이제 나도 남부럽지 않게 강에서 보트 타고 낚시한다! "

 

 

 

 

 

 

 

마침 정겨운 가족의 모습이 있어서 양해 아래 사진에 담았다.

자신은 물론 세살 ,다섯살 정도의 어린 두아들까지 완전 무장시킨 젊은 아빠가 낚시를 왔다.

젊은 엄마는 정겨운 삼 부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래뵈도 이렇게 한사람이 어깨까지 오는 긴 고무장화, 낚시 조끼,뜰채,낚시대, 특수 낚시 안경등등으로 

완전 무장  하는데 드는 비용이 근 $500씩은 든다고 하니 아이들이 너무 어려 젊은 아빠가 너무 낭비하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요즘 같이 아이들이 게임이나 컴에만 빠지는 세태에  돈을 쓰더라도 

이렇게 온 식구가 자연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게 훨 나은 것 같다.

개  두마리까지 데려온걸 보면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꽤 바람직한 방법으로  정성 들여 키우는 것 같아  

보는 내내 마음이 훈훈 했다.

 

 

 

 

 







 

 

 

우리의 눈물나는 사연은 여기서부터 시작 된다

고무보트가 오래 되어 꿀렁꿀렁거려 불편하여 남편이 친히 집에서 이렇게 나무판을 잘라 만들어 왔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

 

 

 

 

 

 

 

 

이 보트를 믿고 나를 맡길 수 있을까? 세 사람이 타고 강을 내려가도 괜찮을까?

남편에게 대 놓고 물어 볼 수는 없고, 불안한 마음으로 쳐다보며 불안한 마음을 가다듬다가 끝내 

배는 미덥지만 남편에 대한 예의로( 이제 와서 승차 거부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냥 탔다.

주여! 주께 맡깁니다.

 







 

 

 

 

 

 

 

 

 

나의 믿음은 요기까지!

주께 맡기긴하지만 그래도 구명 조끼를 입었다.

혹시 셋이 다 물에 빠졌을때 내가 제일로 수영을 못하니 민페를 끼칠 수는 없지 않은가!

비상사태에 나로 인해 피해가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한,나아가서는 상대방을 위한 예의라 하면 말이 안되나?

절대 나만 살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것만 믿어 주시기를......

 

 

 

 

 

 

 

 

자 ! 드디어 배씨 아저씨 노를 젓습니다. 출발!

 







 

 

 

 

이 흐뭇하고 환한 미소를 짓게 해 주기 위해 오늘 처자식이 함께  왔습니다! ^^

 

 

 

 

 

 

 

가물어서 그런지, 상류라 그런지  수위가 퍽 얕다. 물도 참 맑다.

얘들아, 장화 작아지기 전에  낚시 하는 법 잘 배워 고기 많이 잡아라! 

 







 

 

 

우리의 젊은 뱃사공 배군!

머리에 무스를 바른 탓에 뙤약볕에도 모자를 쓰지 못하고 있었다.

앞의 엄마는 패션보다 실속으로 챙 모자를 썼는데 모성애 발휘보다 기미 주근깨 방지가 먼저다.

 

 

 

 

 

 

 

휴양객이나 낚시꾼들을 위해 지은  강가 주변의 집들을 구경 합시다!

야외 그늘에 저렇게 시설들을 만들어 났는데 난 개인적으로  이 더운 여름에는  밖에서 지내는거 

싫어하는데 의외로 미국 사람들은 피부가 하얘서 그런지 여름이면 일광욕 하느라고 난리들이다.

야외 바베큐도 좋아하고.....







 

 

집은 이 강가 집들중에서 제일루 예쁘다.

주인이 화단 정리도 잘하여 예쁜 꽃들도 심어 놓았고, 무엇보다 야외에 벽난로가 있어 겨울에 오면 

퍽 운치가 있을 것 같다.

벽 난로 지피고, 커피나 핫 쵸코렛 마시며 저 흔들 의자에 앉으면 모든 역사가(?) 다 잘 이루어 질것 같다. 

 








 

 

이 집들은 기업형 같다.

단체가 와서 쉬고 가기에는 좋겠지만 덩치가 너무 크고 현대식이라 이 강가의 아기자기한 분위기이랑은 

잘 어울리지가 않았다.







 

 

 

앙증맞은 손님들! 거위나 오리들은 항상 이렇게 몰려 다닌다.

 

 

 

 

 

 

쨔잔! 드디어 무사히 하류까지 잘 내려 왔다.

 

 

 

 

 

글이야 이렇게 간단하게 잘 내려 왔다고 했지만 사실 내내 얼마나 맘을 졸였는지 이제 그 사연을 

공개 하겠다.

 

이 고무 보트는 친한 지인이 공짜로 주신 감사한 선물이다. 절대 그분에게 불평하는건 아니니 

오해는 마시라. 문제는 서민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방식이 문제니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뒤늦게 낚시에 맛을 들인 남편은 틈이 날때마다 낚시를 가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은

바다가 멀다. 마땅한 낚시터가 없어 이곳 저곳 가보곤 하지만 워낙 고기 자체가 별로 없는지, 낚시 솜씨가 

부족해서 그런지 늘 별루였는데 이렇게 작은 보트라고 있어서 강 안쪽으로 조금 나가면 확실히 고기들이 많다고들 하니 배를 소원했다.

 

워낙 그동안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고 살아온 인생이라 새 배를 사는건 생각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이 배를 얻어 너무 기뻐했다.그러나 이 배는 손 볼데가 여기저기 있었다. 전 주인 부부는 이 배를 갖고 

플로리다 바다에까지 나가 낚시를 하셨다고 했는데 우린 도저히 그럴만큼 대담하지는 못해 오늘 이렇게 

저수지로 갖고 나왔는데 상류에서 하류까지 내려오는 네 시간 동안도 배가 바람을 빵빵하게 간직하지 

못했다. 전에 한번 이 배를 혼자서 갖고 나가 본 남편은  배가 쉽게 꿀렁 거려 앉아서 노를 짓거나 낚시하기에도 불편 했다며 오늘은 미리 집에서 이렇게 직접 나무 판을 짜서 가져 왔는데 젊은 사공인 배군은 장시간  그 딱딱한 나무판에 앉아 있자니 엉덩이가 아퍼서 혼났다.

 

나무판의 무게 때문인지, 세 사람이 탑승해서 그런지 바람이 슬슬 자꾸 빠져 두번씩이나 다시 넣어야 했다. 

나중에는 바람 넣는 기계의 배러리가 다 닳아 더 넣을 수도 없어 하류에 도착하기전까지 얼마나 맘이 

조마조마 했는지....

게다가 아주 쪼금씩이지만 물도 들어와 사실 뱃놀이가 뱃놀이가 아니었다.

남편은 날도 더운데 구명 조끼를 벗으라고 했지만 불안한  난 절대 그럴 수가 없었다.

게다가 조금만 물살이 센 곳에서는 배가 정신 없이 한쪽으로만 쏠려 난리도 아니었다.

당연히 남편은 낚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쨋든 무사히 하류에 도착하자마자  난 단오히 선언했다.

"당신 절대로 이 배 다시 혼자서 타지 말어! 있는 돈 조금 허물더라도  중고 말고 새 배 사서 탑시다! "

 

남들은 이렇게 저렇게  품위 유지비로 돈 쓰며 사는데,  우리는 남의 눈치 덜 보는 미국, 

그것도 한인들이 별로 없는 작은 도시에 뚝 떨어져 살고 있으니 이렇게  독보적으로 알뜰하다 못해 심히

검소하게  나무판을 자체 제작하여 배를 타지 누가 우리처럼 이렇게 당당하게 궁상을 떨며 배를 탈까!

그동안 죽어라 일만하고 알뜰하게 살아온 남편이 무척 측은하게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내가 돈을 척 줘서 사는건 아니더라도 내가 우겨야 겨우 못 이기는척 살 사람이라 

현진이를 시켜 배 파는 싸이트를 검색해 보라고 하였다.

 

비싼 요트는 아니더라도  튼튼한 새 고무 보트 하나는 꼭 사라고 해야지 ㅠㅠㅠ

 

 

 

 

 

 

 

 

 

 

 

그래도 배가 뒤집히거나 바람이 완전히 빠지진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빠도 낚시 좋아하는데 참 기다리기도 지루하고 따라간사람들은 정말 재미없는데...이번 이모네 낚시는 나름 흥미진진했겠어요!!
흥미진진? 그렇지, 그랬지.
이 배 타고 처음으로 상류부터 하류까지 내려가는거라 정확히 얼마나 걸리는지 몰랐거든.
보트에 바람은 자꾸 빠지지,그래서 두번째 바람 넣고는
앞으로 얼마나 더 내려가야하는지도 모르지, 그때까지 이 보트가 잘 버텨줄지도 모르지.....
내심 얼마나 콩당거렸는지....
스릴만점의 뱃놀이였어!

그나저나 이젠 괜찮은거지?
어제 셋이서 카톡 재밌었어. ^^
훌륭한 가족!!!!
재밌다....^^
재미?
아~하! 글을 잘 읽지 않으시고 그림만 보고 댓글을 쓰셨군요!
자그만치 네시간내내 조마조마 했다니까요!
강 하류에 무사히 잘 닿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휴~~~
내용 다 읽었시요...
나도 저런 경험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는 야그지..
결혼 선물로 외국사람들이 배타는 코스를 끊어서 주었대요.
비지니스로 바쁘다보니 짬이 안 났었는데 1년 유효기간이 지나가고 있어서 부랴부랴 타러 가긴 갔는데 그 때 난 인서 임신중.
수영도 못 하는 내가 얼마나 떨었겠어요.
구명조끼도 없이...
외국남자가 노를 저어 주고, 노래도 불러 주는 머 나름 로맨틱한 코스였는지 모르겠지만, 난 경치도 노래도 분위기도... 도대체 하나도 모르겠고 어서 배에서 내리기나 했으면... 했다니까요..

그 후로도 애들 데리고 캠핑가서 배타는 일이 종종 있을때마다 내 속도 새까맣게 탄답니다.
운동신경은 좋은데 어려서 물에 빠졌던 두려움때문에 수영을 못 배워서 이렇게 맘고생을 하다니.... ^^
꿈이 아줌마 보트타는 재미 좋았겠다
나도 우리마을 강에서 고무보트다다가 뻑가서 ㅇ남자한테 와버렸잔하
그눔의 낭만이 뭔지 요렇코롬 뙤옅볕에서 매일 일에 뭍혀사는것을
야튼 좋았겠다
나는 막 노래 불렀댔는데
이제는 뚱뚱하다고 배도 안태워줘 기운 딸린다고
오호라 통재라(~)(~)(~)(~)(~)(~)(~)(~)(~)(~)(~)(~)
이 아줌씨 젊었을때 강에서 바람이 나셨군(!)
농사일 한가해지면 두분이서 다시 한번 그 옜날을 회상하며 분위기 잡으시도록(!)
근데 농사일 한가해지면 또 너무 추워지는거 아닌지 몰라(?)
언강위를 거닐면 되지(!)(!)
맞다(!) 맞다(!) (하하)하
언 강위를 넘어질세라 둘이서 두손 꼭 잡고 걷든지
썰매를 타시던지 좋으신대로 재밌게 (^^)
언니는 조마조마한 시간이었겠지만,,
이 글을 읽는 난 무척 낭만적으로 보여 부럽당 ㅠㅠ
그래~형부 유일한 취미고 가족과 함께 할수 있으니 이참에 새보트 한대 안겨드려^^
글쎄 난 그러구 싶은데 아직도 중고 싸이트에서 보트를 보고있단다.
알뜰한것도 좋지만 반평생 근검 절약 정신이 몸에 콱 밴듯!
그래도 유잃한 취미인데 새걸로 사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