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내 일터

늙어가나? 어찌 하오리....

꿈 꾸는 자 2012. 10. 30. 14:37

내가 요즘 나이가 드는구나 하고 몸소 느끼는건 두가지이다.

첫째, 노안이 오는지 올해부터는 책을 어느정도 읽다보면 눈이 뿌옇게 되는것 같아 불편해진다.

둘째, 식당 종업원 관리로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것이다.

벌써 이십년이 넘게 식당을 하면서 종업원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 요즘 이 삼년사이에 부쩍 

더 많이 힘들어 한다.

육체적으로 고된거는 그냥 몸만 쉬면 회복이 쉽게 되는데 사람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맘을  많이 

지치게 한다.

 

한동안 한 종업원땜에 많이 힘들었었다.

맘 같아서는 당장 해고 시키고 싶었지만  '철 없는 싱글맘으로 대책 없이 사는데 여기서 내가 내보내면 

쟤는 당장 어떻게 사나?'하는 내 자신이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쓸데 없는 동정심으로 짜르지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지혜를 내어 기도를 시작 했다.

"하나님 ! 제발 얘에게 여기보다 더 좋은 새로운 직장을 빨리 허락해 주세요!"

그를 위한 기도 같지만 사실은 나를 위한 기도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기도의 응답인지 2주 정도 지나서 그 종업원은 새로운 직장을 찿아서 여기 일을 그만 두어야 

된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난 그 소리를 듣고 환히 웃으며 말 했다.

"참 잘 됐다.그동안 너랑 일하느라 나도 힘들었지만 너도 여기서 일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사실 내가 너 새로운 직장 찿게 해 달라고 기도 했었는데 잘 됐구나."

그래서 서로 기분 좋게 2주 NOTICE를  주고 받고 하며 마무리를 잘 지었다.

( 미국에선 해고를 하던, 본인이 그만두던 상대방에게 2주 전에 미리 말해주는게 예의이다.

그래야 업주 입장에서는 새 종업원을 찿을 수 있고, 종업원 입장에서도 새로운 일을 찿을 수 있는 

시간이 되니까) 

 

그리고 다시 고용한 사람이 윌리엄이라는 청년이다.

고용하고 보니 우리 아들이랑 고등학교 동창이란다. 

이제는 종업원들이 내 자식 나이 또래들이니 내가 나이를 들기는 드나보다.

어쨋든 이 청년은 인상도 좋고 나긋나긋하며, 우리 식당에서 일하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하니 

시작은 좋았다.

그런데 벌써 일한지 한달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메뉴며 가격을 헤메고 있다.

음료수쪽은 아에 아직도 문외한이다.

동작도 워낙 느려 일하는거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진다.

 

처음 2,3주야 다른 종업원이 윌리엄에 대해 불평을 하더라도 나는 "처음이라 그렇지!" 하고 이해하며 

기다려 주었는데 분명히 전에 말 해 준 것을 전혀 기억 못하고 여전히 헤매는것을 보니 나의 인내에도 

슬슬 한계가 온다.

한달째 되는 날 부터는 일부러 조금씩 밀어 부쳤다.

"여기는 학교가 아니고 난 더이상 네 선생님이나 네 엄마가 아니니 네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난 이 사업장의 주인으로써 너를 고용했으니 비지니스를 위해 이제는 네가 어엿한 한사람의 몫을 다 

하기를 기대 한다.

네가 어떤 기억력의 문제가 있던지, 숫자에 약하던지 그건 너의 문제이고 난 상관하지 않는다.

네가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다면 이번주까지 한주 더 기회를 줄테니 모든 실무를 완전히 익혀라!"

 

실수를 할때마다 하두 이것 저것 변명을 해서 이렇게 따끔하게 못을 박아 두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후부터는 행동을 빨리 하는게 눈에 보인다.

(그래봤자 내 눈에는  여전히 지금도 정확히 업무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딴에는 뭔가 하는척 한다고 괜히 

바쁘게 왔다 갔다만 하는데 그게 별로 실속이 없어 보여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노력한다고 애쓰는것 

같아  안쓰럽긴 하다)

 

세명의 여동생이랑 엄마랑 한집에 살다가 이것도 직장이라고 여기서 일하면서 친구랑 나와서 살게 

되었다고 좋아하는데 여전히 궁핍한 살림이라 자기가 먹을 음식은 종업원 할인으로 반값에 주는데도 

일일이 가격을 계산한후 수중의 돈이 되는지 확인한후 시켜 먹는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번씩  나보고 "그래도 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 하고 동조를 구하며 씩 웃으며 

지나간다.

내 아들 또래의 어린것이 이렇게 눈치를 보며 일하는 것을 보니 이 또한 안쓰러워 남편도 윌리엄이 

부족한 행동을 할때면  "저렇게 여기서 일할 능력도 안되는 애를 우리마저 내보내면 쟨 그나마 어디서 

일을 할까?"하고 한숨을 푹푹 내 쉰다.

 

우리처럼 작은 식당을 하며 쥐꼬리만한 보수를 주는데도 그래도 이것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그들을 보면 고용인의 입장에서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함부로 짜르기에는 영 맘이 편치 않다.

그래도 내가 그들보다는 조금은 더 나은 처지에 있으니 왠만하면 같이 가려고는 하는데 솔직히 내가 

다 품고 가자니 장사는 장사인데 손님에 대한 서비스 문제가 걸리고, 돈 주고 종업원을 쓰는데도 내가 

쟤들보다 더 바쁘게 일해야하니 난 나대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

 

지난 그 긴 세월동안 그동안 어떻게 식당을 꾸려 왔는지 모르겠다.

전에는 종업원 문제가 있으면 한두번은 봐주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당연히 "해고! "였었는데 요즈음은 

감당도 못하면서 왜 이리 남이 살아가는데 대신 걱정을 하는지 나 원참! ㅊㅊㅊ

(내가 갑자기 요즈음 노화가 와서 맘이 약해졌나?)

 

그렇다고 내 맘에 싹싹 드는, 눈빛이 반짝반짝하는 고급 인력을 

요렇게 작은 식당 하면서 기대하기는 

무리이고 앞으로 어찌하오리.......

 

 

 

 

 

 

 

 

 

 

 

오지랖이 넓어서 복받을 내친구
화이팅!!
나중에 그복 다받을거야
오늘은 온죙일 호미질 햇다
동네 고구마 캐느라 손목이 다 시큰거린다
맞아!
감당도 못하면서 오지랖만 넓어가지고 내가 생 고생을 해요.
그족은 바람이 사납지 않나?
여긴 허리케인 영향으로 바람이 세고 을씨년스러운데....
찬 바람 맞고 오래 일하면 고뿔 걸려요 조심하세요! ^^
아마도 님의 마음이
너무 여리기 때문일듯하네예...
그래도 어른들 말씀이
좋은 끝은 있다고...
저 역시 그 말을 믿고 산답니다.
강마을 언니야 친구분이니 저도 언니로...
괘얀치예?
언니...
가을이 이제 가고 있답니다.
고운 시간으로 마무리하고픔입니다
언니도 기분 좋음으로 보내셔요.
마음 여린걸로 말하면 쟁이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지 않나요?
절대로 내가 착해서가 아니라 나이가 드니까 전에는 않 하던 생각들이 자꾸 드네요.
괜히 얘네들 짤랐다 나중에 인생이 꼬였단 소리 들으면 내 책임도 있지 않나하는 자격지심에
나름대로 내 몫을 할뿐이에요!

쟁이님처럼 곱고 여린 분이 동생으로 자청하고 들어오시니 황송무지로소이다!
기럭지로만 따지면 오히려 나의 큰 언니뻘이 될텐데....ㅋㅋㅋ
기럭지길어도 언니는 언니
아니교 꿈자 아줌씨!!
정말 쟁이 말처럼 좋은끝은 있다는 말
어른들이 많이 하셔
오늘은 우리 쟁이가 우리들 언니같아 그치???
맞아요 크던 작던 사업하면서
종업원들 관리가 제일 스트레스죠.
가족끼리하면 더 없이 좋을텐데...말이죠^^
유진씨는 그 좋은 천연 화장품 비지니스를 혼자 하시니
몸은 바쁘고 고되시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꼼꼼이 잘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막무가내 종업원 만나면 누가 주인인지 헷갈린다니까요!
ㅎㅎㅎ...
맞아요.
많이 못벌어도 일단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없고 맘이 편해야^^
그 마음 이해가 갑니다.

제 돈 주는 것 아닌데도
제가 일 맡긴 사람에게서 그런 상황을 만날때가 많아요.^^

샐러리맨들은 마냥 자기 사업을 꿈꾸겠지만
자영업 하는 사람들은 샐러리맨하면 훨씬 속이 편하지 않을까 한답니다.
힘들어요....휴~~~
정말 맞는 말씀이셔요~몸이 힘든건 그냥 힘들면 그만이고 쉬면 쉽게 회복되겠지만,
대인관계에서 오느 스트레스는 정말 속병들게 만드는 거 같아요...

근데 자기사업을 하는 분들도 힘드시지만 샐러리맨이라고 다 속편한건 아니랍니다~
전 이곳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함께 일하는 nurse aid라고 불리우는 보조원들이
어찌나 게으르고 양심없고, 일을 안하는지 예네 일 한번 시키려면 제가 말라 죽어요,,ㅠㅠ
저도 맘이 약해 제가 리포트하면 예들 fire 당하게 될까봐 왢만하면 그냥 내가 힘들어도 참고
계들이 해야 할 일들까지 해가며 잘 지내보려고 애를 쓰는데 애들이 어찌나 양심불량인지
고마와 하기는 커녕 갈수록 더 심해지고 악용을 하더라구요.
제가 아시안이고 영어도 완벽하지 못하니 더 무시하고 그러는 것 같기도 하고,,,ㅠㅠ
암튼 미국와서 취업하고 사회생활하면서 그 옛날 어르신들로부터 말로만 듣던 홧병까지 생겼답니다.

저도 열심히 기도드리면 좀 해결될라나요~?...
힘드시겠네요.
생명을 다루는 현장에서 가뜩이나 긴장 하고 일 하실텐데 보조원들땜에 속을 썩이시다니....
워낙 우리 한국인이 뛰어나(농담 아님!) 대부분의 타인종들보다 일 하는게 빠르고 꼼꼼하지만
인종 차별도 분명 있지요.
근데 인종 차별이야 우리의 성실함과 우수성으로 결국은 눌러 버리면 되는데
이렇게 게으르고 , 구제 불능의 동료나 보조원들에게는 너무 진 빼지 마세요.

제 경험에 의하면 아무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본인이 노력하는 스타일은
옆에서 도와 주며 일하는게 아무 문제가 없지만
양심불량의 사람들에게는 내가 도와 주면서도 이용 당하고 있는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해서 찜찜해져요.

우리네처럼 잘 해주면 고마와해 주는 그런 반응이 없는 사람들과 일하면
한쪽이 지쳐 떨어져 나갈때까지 일방통행이 되더라구요.

강냉이님이 기분 좋게 해 주실 수 있는 선까지만 하시고,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라시는게
그들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병원이나 환자를 위해서도 다 좋을 꺼에요.
애들 위해주다 버릇 나쁘게 들게되면 결국 그것도 내 책임이 되는거니까요.

초면에 답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강냉이라는 닉 네임이 너무 정겹습니다! ^^
긴 답글, 도움 말씀 감사드려요~
제가 좀더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않네요...

제가 옥수수를 정말 좋아하거든요,,그래서 닉네임이 강내이에요~^^
애슐리가 결국 다른 직장으로 옮겼군요.
윌리엄도 썩 눈에 차지는 않는것 같네요.
꿈꾸는자님 글 읽으면서 이번엔 특히나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요즘 개인적으로 일이 좀 있고, 감정적으로 업다운이 심해져서 그런지 저밖에 모르고 사는것 같거든요.
사실 바깥세상은 그야말로 정글인데 전 그냥 제문제가 전부인듯이..
애틀란타 가게되면 꿈꾸는자님 식당에 꼭한번 가보고 싶어요 ^^
윌리암도 결국 오래 일하지 못할꺼에요.
본인도 인정하고 같이 일하는 우리 모두도 인정하는게 능력이 도대체 안따라줘요.

이상하죠?
식당일이 뭐 그리 어렵다고, 매일마다 똑깥이 하는 Side Work을
어째 그렇게 매일마다 잊어버리고 못 할까요?

삼일 연달아서 매번 똑 같은 실수 지적 해주면서 결심이 서네요.
불쌍하고 도롸 주고 싶은 마음이야 많지만 애랑 일하다가는 손님에게 실수 나가고,
나는 물론 다른 종업원들까지 다 지치게 되는건 정해진 결과이고 단지 시간 문제라는걸.

사람은 다 때가 있고 자기 몫이 있는것 같아요.
스테이시님이랑 저랑 똑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죠.

큰 일 앞두고 있는 그 두려운 마음 이해해요.
기도로 준비해 보세요, 저도 옆에서 기도해 줄께요! ^^
고맙습니다.
사실 전 결혼도 성당에서 혼배미사로 올렸고, 양가 부모님 모두 신실하신 분들인데
저랑 남편은 성당에 안간지 넘 오래되었어요..
그래서 요즘같은 상황에 기도해야겠단 생각도 안들고, 그래서 더 마음이 복잡하고 나약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인력으로 되고 안되는게 정해져 있고, 뭔가 절대적인 운명이 존재하는것 같긴한데 그게 믿음으로 연결되진 못하는것 같아요. ㅜㅜ
기도해주시겠단 말씀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