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나의 일상들

족쇄였을까? 안전 장치였을까?

꿈 꾸는 자 2013. 6. 16. 07:49

오랜 단골인 Sandra 가 여느때와 다름 없이 사무실 식구들을 위한 점심 주문을 픽업해간 후 

얼마 안돼 다시 가게로 찿아왔다.

 

보통 이렇게 손님이 다시 찿아 올 경우는 십중 팔구 주문해간 음식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라 

바짝 긴장하고 얘기해 보니 이게 웬일?

이상이 생긴건 사실인데 음식이 아니라 가격에 문제가 있었다.

가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은 실수긴 하지만 어쨋든 우리가 over charge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욱더 긴장이 되었다.

게다가 몇년 단골에게 이런 일이 생겼으니 얼마나 미안한가!

 

그런데 내 영어 듣기 기능이 잘못 되었나? 말의 내용이 이상하게 흘러 갔다.

난 당연히 백배 사죄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가격을 제대로 다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잉?????

 

그래서 얼른 그 주문서를 찿아 보았더니 과연 cashier가 잘못 찍었음이 나타났다.

얼마 안된 신참 cashier가 2개씩 주문한 항목들을 하나씩으로만 계산하였던 것이다.

 

 

 

 

 

같은 실수라 해도 우리가 가격을 더 받았을 경우에는 쏜살 같이 항의가 들어 오지만 이렇게 우리가 덜 받았을 

경우에는 십중팔구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런데 이번은 명백한 우리의 실수임에도 다시 찿아 오는 수고를 마다 않고 와서 돈을 더 내고, 

게다가 더 추가된 가격만큼 팁도 이중으로 더 주고 간 sandra의 행동이 너무 감동이 된 나는  집으로 돌아온후 

우리 아이들에게 흥분의 연설을 하였다.

 

Sandra 처럼 이렇게 정직하게 살아야 된다!

역시 상류 사회 사람들은 돈도 많겠지만 시민의식이 바르고 품위가 있다!

너희들  역시 이렇게 훌륭한 시민 정신으로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야 된다는등등......

 

그냥 조용히 나혼자서만 고마와하고 있을 것을 애들 앞에서 너무 크게 떠들었다.

 

 

 







 

 

며칠 후 아이들과 쇼핑을 하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다니면서 입을 옷이 마땅이 없던 아들이 마침 세일도 하여 몇가지를 추가로 구입하며  반은 자신이 내겠다고 하였다.

남편 옷과 섞여져 계산 되어졌고, 아들이 자신의 카드로 요금을  다 지불하여 난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요즘 가뜩이나 정신이 없는데 아들에게 주어야 할 금액을 당장 계산하여  현금으로 아들에게 주고 내 계산도 

이자리에서 깔끔하게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때 난 평소의 나답지 않게 매장에서 나오자마자 급하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왜 다른 쇼핑이 끝나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영수증을 확인했을까?

그리고 왜하필이면 마침 그 매장 입구 바로 앞에 앉을 수 있는 벤취가 있었을까?

...............

 

영수증을 꺼내 내가 내야 할 항목들을 확인 하는중 셔츠 하나가 계산이 안 되어진걸 발견 했다.

쇼핑백을 열고 다시 셔츠 갯수를 세어 보았지만 영수증엔 틀림 없이 하나가 빠졌다.

 

순간 갈등의 소용돌이가 휘~~ 몰아쳤다.

내 실수도 아닌데 뭐!

 

근데 다른때는 영수증에 관심이 없던 아들이 그 순간엔 왜 내 곁에 바짝 붙어서 같이 영수증을 보는지.....

 

나의 양심에 대한 갈등의 소용돌이를 내 얼굴에서 읽었는지 아들은 서비스로 준건가 보지 하며 웃는다.

 

엄마가 원한다면 자긴 이걸 문제 삼지 않겠다는, 

엄마가 어떻게 하든 자긴 엄마의 결정을 존중할꺼라는 그런 응원의 메세지를 나의 아들의 얼굴에서 읽을 수 있었다.

 

우린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훔친것도 아니고, 속인것도 아니니 우리 잘못은 아니다!

단지 우린 운이 좋을뿐이야! 

세상 살다 보면 이럴수도 있지 뭐 이럴때 누가 일부러 돈을 더 내는 어리석은 짓을 하겠어!

누구든지 이럴땐 그냥 갈꺼야, 그래도 아무도 우릴 비난하는 사람은 없을꺼야!....

하는 이심전심이 그 짧은 순간에 강하게 느껴졌다.

 

어떡하지?.....

 

아, .........ㅠㅠ

왜 이럴때 갑자기 Sandra 가 떠 올랐는지.....

Sandra가 떠오르니 결론은 났다.

 

 

 

 

 

 

 

 

난 아들 손에 셔츠 값을 쥐어 주고 들어가서 내고 오라고 했다.

내가 구입했으니 그 셔츠 값을 내는게 당연하고, 보통 이럴때 바른 시민이라면 마냥 뿌듯할테고,

그 셔츠를 공짜로 가져 왔다면 그 셔츠를 입은 남편을 볼때마다 두고두고 나나 아들은 양심이 괴로왔을테지만 

그래도 지금 나의 마음은 왜 그리 쓰리고 아픈지.....

난 역시 품위 있는 훌륭한 시민은 아닌가 보다.

 

Sandra는 자식 앞에서 언행 일치의 삶을 보여주라고 나를 옴짝달짝 못하게 하는 족쇄였을까?

아님 ,나의 양심을 지켜 주기 위한 안전 장치였을까?

 

이렇게 연약한 나의 양심 상태를 아시고 쇼핑 전에 Sandra를 통해 감동하게 하셨구나하고 생각하면 너무 오버일까?

 

 

 

 

 

 

 

 

 

 

이리저리 뒤숭숭 마음이 흔들렷지만 결론은 잘 된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본보기로 잘 된것 같습니다
행복가득한 시간 보내세요
결국 결론은 잘 되었지만 저의 속물 근성을 확인 하고 얼마나 내심 찜찜한지....
나도 나지만 자식에게 좋은 본을 보여 줘야 된다는 사명감으으로 나의 양심을 겨우 지켰네요.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사람이라 그런 많은 생각들이 오고가지만
그래도 꿈자답게 결론을 잘내리고 현명하게 판단하고
잘해냈네
요즘 많이 바쁜가봐
나보다 더 바뻐~~

장마 사직이라는데 그짝도 장마가 시작이 될렁가?
잘지내 그냥 너무 똑똑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말고
마음이 시키는대로 편하게 살아
똑똑하게 사는것도 아닌데 가끔식 내가 생각만 쓸데 없이 많아서....
항상 부지런하고 명랑한 친구를 닮아야 하는데...

이곳은 날이 덥지만 그래도 간간이 비가 내려줘서 그래도 아직은 지낼만 한데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오면 우리 친구 또 땀께나 쏟겠네!
아자 아자 건강하게! ^^
(ㅎㅎ)
아마도 저같아서 엄청 갈등했을꺼여요
접때는 아드님이 운동화를 선물로 주셨다는글을 읽은것같은데..
아유 아드님과 쇼핑도하시구 참 좋은광경입니다
(빵긋)
울 아들한테 운동화를 선물 받았나요 제가(?)
저도 요즘엔 영 기억력에 자신이 없어서.....
그래도 울 아들 딸들이 착해서 남들보다는 애들이랑 시간을 잘 보내는 편이에요.
잘 지내시죠(?)
좋은 부모 본보기가 그래서 쉽지 않은거겠지요.
더구나 행동자체를 곧이 곧대로 보고 배우는 어린아이도 아닌
속마음 꽤뚫는 이미 다 자라 성인이 된 자녀앞이라
진실로 솔직하기가 오히려 더 어렵지 않을까.ㅎㅎ
잘하셨어요, 적어도 언행일치를 시도하려는 부모의 노력.^

샌드라나 꿈자님같은 분들의 작은 솔직함으로
그날 하루가 엄청 행복해질 많은 사람들...^
맞아요!
성인이 다 된 애들이라 이제 서로 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니
언행 일치는 물론 정직한 맘으로 살면서 생활로써 본이 되어야될 것 같아요.
이제 삶이 따르지 않는 교훈은 잔소리 차원을 넘어 시끄러운 소음이 될 뿐이에요.

그래도 제가 Sandra한테 받은 감동이 컸듯이 엘리님 말씀 말마따나
그 누군가 엄청은 아니더라도 작은 감동이나마 받았을 수 있었겠다 생각해 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그 어느 기준으로도 옳은 일 하신 거 맞습니다. ^^

한편 조목조목 살피길 좋아하는 저에겐 좋은 화두이기도 합니다 ^^
만약 Sandra가 무심코 지나쳐 영수증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양심에 걸릴 게 하나도 없는 거겠지요?
그렇다면 선천적으로 성격이 엄벙덤벙하는 사람은 꼼꼼한 사람에 비해 다분히 면죄부가 주어진 것인데
엄밀히 따져 불공평한 거 아닐까요? ㅎㅎㅎ

예를 들어, 천방지축으로 행동하여 남에게 피해가 가도 성격상 그걸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면....
잘못이 있는 걸까요? 아님 괜찮은 걸까요? ^^
여기 천방지축이라 표현했지만 자기가 그렇게 행동한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언젠가 한번 엘리엇님의 블러그를 방문해 보았다가
저 같은 아낙네가 댓글 남기기가 너무 어려운 분위기라 그냥 슬쩍 나온적이 있는데
엘리엇님께서 이렇게 방문해 주시고 먼저 댓글까지 남겨 주셔서 감사 합니다.

가끔씩 이렇게 손님쪽에서 우리의 실수를 먼저 발견하여 알려줄 경우
사과는 당연히 하고 전 항상 고맙다는 인사도 꼭 합니다.

엘리엇님께서 정확히 지적해 주셨듯이 내가 부지불식간에 저지른 실수를
상대방에서도 못 알아차리고 넘어갈 경우 운 좋게 면제부를 받은것 같긴하지만
하늘은 아시는데 저는 모르니 사과를 할 기회조차 없이 나의 실수가 그대로 넘어가버리니 끔찍한 일이죠!

그래서 전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아무리 덤벙거리는게 내 성격이라 해도 실수를 자주 하게 된다면 그 성격을 고치도록 노력해야겠죠.
"난 원래 그런 사람이야! 내 진심이 그런건 아니야!" 하고 그냥 쭉 나간다면 그건 양심을 떠나 인격의 문제가 아닐까요?


그럴리가 있나요? ^^
같은 시대를 산다면 누구나 함께 생각하고 고민할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겠지요.

글을 참 잘 쓰셨어요.
저 같아도 갈등은 했을 것이고 아이가 없었다면 그냥 왔을 것 같네요 ㅎㅎ
한 번 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네요.
글을 잘 쓰긴요.
글이란게 한번 써 놓고 자꾸 읽어 보며 다듬어야 하는데
며칠 지나 읽어 보면 제목이랑 내용이랑 살작 어긋나 있는 것도 같고,
주제가 확실하게 표현 되지 않기도 하고 그렇네요.

처음엔 그냥 일기 쓰듯이 시작한 블러그라 날이 갈수록 나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같아 고민 입니다.

이렇게 준비 없이 어떤일에 딱 부딪쳐 보면 그 사람의 본성이 확 나오는 것 같아요.
결국 돈을 내긴 했지만 갈등 할 것도 없는 일로 갈등하는 나를 보고 저도 감짝 놀랐답니다.
정말 신기한 우연이네요.
산드라의 일도 그렇고, 바로 셔츠의 일이 생긴것도요 ^^
꿈님이 역시 바른 분이시란걸 증명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것 같은데요? ㅎㅎ

저 아틀랜타 무사히 잘 도착했구요,
다만 엄청나게 들어가는 돈과 ^^; 체력적으로 좀 힘들어서 헤매고 있답니다.
곧 적응 되겠죠.
오랜만에 브로그 들어와서 제일 먼저 꿈님 블로그부터 와봤어요. 새글 있으신가 하고 ^^
아틀란타에 오신것을 환영 합니다.
나무가 많아 알러지가 심하다고 하고, 여름에 습도가 높긴해도
일년내내 따사로운 햇살이 야박하지 않아 정신적으로는 참 살기 좋은 곳인것 같아요.

이제 막 오셔서 정신 없을텐데 제 블방에 이렇게 먼저 들러 주어 고마와요.
이제 지역적으로 가가운 곳에 오셨다하니 고ㅔㄴ히 맘이 더 가가와진것 같네요! ㅎㅎ

너무 무리 하지 말고 몸조심하세요!
독립기념일 연휴 잘 보내고 있으신가 궁금해서 왔어요 :)
여긴 어제부터 쉬지않고 한국 장마처럼 비가오는데 꿈님 사시는 곳도 그럴까요?
이제 대충 집정리도 됐고, 날씨도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아직도 습한건 힘들어서, 어서 제발 가을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