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 긴 여운

게으른 주부, 새벽부터 득도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네!

꿈 꾸는 자 2014. 9. 1. 20:53

새벽 5시쯤 잠이 깼다.


평소 나답지 않게, 이른 새벽에 일어나,

평소 나답지 않게, 그 새벽에 갑자기 청소를 하기 시작하였다.


말로만 듣던 베킹소다와 식초 그리고 소금물의 조화가 참으로 환상적이다.

신기하게 없어지는 샤워장 밑바닥의 묵은 자국들을 보며 

평상시에 진작 이렇게 친환경 세제로 가끔식이라도 청소할걸,  

그 부드럽고 말랑 말랑한 때들을 단단히 묵혀 한꺼번에 하느라고 왜이리 내가 내 팔근육들을 고생 시킬까.....

난 참 게으르고,한심한 주부.....


그런데 신기하다!

처음엔 색이 진해진 비딕 부분만 눈에 거슬려 청소를 시작 하였는데 바닥의 얼룩이 깨끗하게 지워지니 

이번엔 바닥에 비해 얼룩이 훨씬 약한 옆면들이 내눈에 들어온다.

옆면들은 평상시엔 전혀 내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로 양호한 상태였던것 같은데 

왜 갑자기 지금 내 눈에 거슬리는 이유는 뭘까?


뭐든지 처음 시작은 별거 아니었는데 시간이 가며 별거가 되어 결국 나중엔 그 댓가를 혹독히 치러야 된다.

나보다 못한 주변을 핑계 되면 그 순간엔 내가 좀 괜찮은 듯하지만 결국엔 나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벽부터 일어나 몸 쓰고, 머리 쓰다 보니 벌써 어느새 날이 훤히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