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 긴 여운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던데 .....

꿈 꾸는 자 2014. 7. 17. 14:43

 

 

 

 

낼이면 애둘이 온다.

예지는 집 나간지 63일만에, 현진이는 21일만에 온다.

 

예지가 여름방학동안 6주 코스 Study Abroad 로 독일에 머물게 되어

간김에 여행을 하라고 했는데 딸내미 혼자 유럽 여행하는게 불안해

여행사를 알아보다가 아들을 여행 가이드로 딸려 보내기로 했다.

 

마침 현진이도 대학때 똑같은 프로그램을 잉글랜드에서 해서 그때

영국과 프랑스 여행을 혼자 했었기에 여행사에 주는 돈으로 아들을

여행 가이드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예지가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동안

유럽 5개국 각나라 여행 스케쥴은 물론 각나라들간의 기차표와 민박집까지

모두 이곳 우리집에서 미리 예약한 후 예지가 공부 끝나는 날짜에

맞춰 떠나 오누이가 환상의 유럽 배낭 여행을 한 것이다.

 

미국은 우리 가족에게 참 고마운 나라이다.

울 아들이 대학 가기직전부터 일류 사립대학에서 일단 성적이 되어

입학이 되는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부모의 재정 상태에 따라

학교에서 보조를 해주게 되었다.

 

덕분에 우리 같은 서민들은 천문학적인 등록금 부담 없이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킬 수 있다.

 

딸네 학교의 재정이 아들네미 학교보다 더 풍부해서인지 어쩐지는

몰라도 예지는 이번 여름학기 보조가 넉넉히 나와 생활비를 아껴써서

오빠 비행기 값까지 충당이 되었다.

 

그래도 물론 우리 주머니에서 생돈이 나갔지만

그동안 우리 애들 다 크도록 브랜드 옷도 모르고 저렴하게 키웠음에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 주고 선하게 잘 자라 주어 부모로서 늘

고마왔고,

또 외국에서 살면서 부모 빼고는 달랑 저희둘뿐이니 

오누이의 정을 더욱더 돈독히 하라는 의미에서 여행을 보낸 것이다.

 

처음에 둘의 유럽 여행을 얘기하니 둘 다 깜짝 놀라며 이리둥절해 했다.

현진이는 제 비행기표 예약 버튼을 누르기전에 세번씩이나 아빠에게

"Are you sure?" 를 연발하고도 모자라 마지막엔 한번 더

예약 버튼을 누르면 취소 할 수 없다고 확인 확인 하였다.

독일에 있던 예지는 오빠와의 여행이 너무 좋지만 차마 좋은척도 못하고

"아빠, 엄마 정말 괜찮아? "만 연발하여 오히려 내가 짜증을 내니

고맙다는 말대신에 " 내가 나중에 월급 타면 제일 먼저 꼭

엄마 아빠 여행 보내줄게! "라고 대신 했다.

 

내가 이렇게 장황히 우리 애들 이야기를 쓴 건 바로

한 어른의 생각 없는 한마디 말 때문이다.

 

지난주 한 공동체에서 우리 애들 언제 오느냐고 물으면서 하는 말이

" 좋겠다! "

한마디로 꿑냈으면 좋었을껄 아니하지 못한 한마디를 덧붙여 기분을 팍 상하게 하였다.

 

" 부모들은 여기서 뼈빠지게 고생하는데........ "

 

말 한마디에 첫냥빛도 갚는다는데........

단번에 겉멋만 잔뜩 든 철 없는 애들이 된 우리 착한 애들에게 웬 날벼락이람?

미안해서 어쩌지?

 

 

 

 

 

 

그래서 말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나 한국 말은 굳이 말하지 않고 숨어 있는 .....까지 이해가 되다 보니
정말 조심 해서 이야기 해야 하는데 그냥 툭 던지듯 하는 분들이 많지요, 그러분 들의 특징이
자기는 할말 못할말 다 쏫아 붓고 "나는 뒤끝이 없어서 ~~" 라고는 하지요.
말 할때 내가 이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단 한번 만 생각 하고 입을 열면 속상한 일이 덜 생길 것 같아요
꿈꾸는 자 님 너무 속상해 하지 마시구요. 공부 잘 하는 자랑 스런 아이들을 두셨으니 흐믓해 하시면 될것 같아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 꿈 꾸는 자
  • 2014.07.19 07:30
  •  어제 애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말 하는 에티켓에 대해 함께 생각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혹시 이분이 이와 똑같은 표현을 너희들에게 하거들랑
    "그러게요. 엄마말 듣지 말고 여행 가지 말았을껄 잘못 했네요!"이라며 웃으라고 했습니다.
이쁘고 대견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 세요~~^^*
 
 
 
꿈자님, 바른 어른이 되는 자녀분들이세요, 읽는 내내 흐뭇했어요.
아! 요즘 청년들 OOO없다고 많이들 혀를 차는데, 이 글 읽고 역시나 교육과 사랑의 문제라고 보내요...
두 남매의 애틋한 우정과 부모 생각하는 마음이 아름다워요, 희망이 생겨요....
싸가지 없는 사람들을 보며 나를 더 조심하게 되지요!
이것이 바로 산.교.육! 아닐까요? ㅎㅎㅎ 

 

 

 

참 대견한 자녀들이네요.
오랫만에 두 자녀를 보는군요.
꽉 찬 행복이 느껴지네요.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래요.
덕분에 엊그제 무사히 잘들 돌아 왔네요.
아무리 내 자식이라고해도 참 고마운 애들입니다.
둘다 여행이 너무 좋았다며 꼭 엄마 아빠도 함께 다시 가자고 합니다.
  •  
  • -wooch-
  • 2014.07.18 22:44   
초등학생인 제 애들도 크면 아드님 따님처럼 믿음직스러워지면 좋겠습니다...
제 댓글에 글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의 자녀들도 참하게 잘 자라겠지요.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반듯하게 자라난 아이들 만큼 큰 자랑거리가 없는것 같아요
달랑 하나 있는 아들놈 잘 키워야지 싶은데 마래는 모르는 일이니....
저도 한 십년쯤 후 꿈 꾸는 자 님 같은 글 포스팅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식이랑 골프공은 내맘대로 되는게 아니란 말도 있죠?
어느 부모나 다 나름 정성껏 자식을 키우죠.
아이들이 어렸을땐 약간 엄하게 키우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는 오히려 믿고 풀어 주는게 좋은 것 같아요.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신적인 풍요, 가족간의 끈끈함 같은걸 강조하고 실천하며 살면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평생 두고두고 효과 있는 정신적 보약 같이 되는 것 같네요.

 
아들내미가 여행사 가이드에 완전히 여동생 바디가드까지 해냈으니,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은 현명하고 보람있는 여행이었네요.
제 앞가름 알아서 잘 하는 자녀를 두기가 절대 쉽지 않지요,
그런 의미에서 꿈자님 부부께선 아주 성공적 자식농사를 하신게 분명합니다.^

마지막 그 어른이란 사람,
정말 예의를 떠나 교양이 없는 사람이군요.
설마 그게 사실이었다해도 아이들과 그 부모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건대,
하물며 저리 장하고 성실한 아이들을
졸지에 겉멋만 잔뜩 든 철없는 젊은이들로 만들었으니 참...
어른이라고 다 어른이 아니란 말, 그냥 있는게 아닌가 봅니다.
맞아요.
이번에는 처음 예약부터 현지 가이드까지 아들이 철저하게 다 서비스 해줬답니다.
여동생 덕에 오빠가 유럽 여행을 다시 했지만
여동생 역시 오빠 덕분에 편안하고 유쾌한 완전 맞춤 여행을 해서 고마와 한답니다.

오붓한 오누이끼리의 여행 덕분에 둘의 유대 관계도 돈독해졌지만
자기들이 좋은 시간을 가진 것만큼 부모 생각을 많이 했는지 효자 효녀가 되어 돌아 왔으니 분명 값진 투자였던것 같네요.

정말 그 어른 참 생각 없는거 맞죠?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지만 얼마나 떱더름한지 뒷끝이 오래가네요.
그치만 어쩌겠어요?
남의 실수를 본받아 나를 돌아보며 조심하는걸로 위안을 삼아야죠.
에휴~~~
생각없는 사람들.
그런 입들 재봉틀로 드르륵 박아 버릴수도 없고.
애들 이쁘게 잘 키웠네. 이쁘다.
난 내년에 큰애가 대학을 가니, 에휴~~~ ㅎㅎㅎ
그저 내가 할수 있는 것은 정말 거의 없고 하나님이 키워주고 보호해주시고
인도해주시더라구.
아이들 맘속에 꿈과 소망도 하나님이 주시고.
그저 기도와 감사밖에는.
어쩌면 그분은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너랑은 믿음안에서 맘이 착착 잘 맞는구나!
남들이 보면 자식 자랑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선하신 길로 인도해 주시는게 감사하다는거지!
우리가 아무리 애쓴다 해도 어지 우리 힘으로만 애들이 잘 되겠니?
하나님이 보호해 주시지 않으면 다 어림 없는 소리지.
그래 네말대로 아마 그 사람은 부러워서 그랬나봐.
그래도 이왕이면 말 좀 이쁘게 하지.....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와서 온 가족이 더 즐거운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이 눈에 선~~~해.
나에게도 꿈이 하나 생겼네...
울 큰 녀석이 누나?같은 동생이랑 유럽 여행하는 꿈 말야...
많이 부럽다.
두 아이들도 참 기특하고...
그래 형편이 되는대로 아이들끼리의 여행을 시도해봐.
나도 첨에는 막연한 맘으로 보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잘 했단 생각이 들어.
단순히 여행만 한게 아니라 오누이 둘이서 함께 낯선 세상에서 서로 의지하며 자~알 지내고 돌아 온것 같아.
기대하지 않은 보너스로 더욱더 지극한 효자 효녀가 되어서 돌아 왔어요.^^
꿈님, 오늘도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부러움 반, 존경심 반 느끼고 있어요 ^^
뽁이가 클수록 계속 미국에서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킬것이냐가 제 주된 관심사이자 걱정거리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남매둘이 잘 키우시고 여행도 둘이 보내시고.. 그 믿음과 사랑이 제게도 느껴져서 너무 좋네요.
안그래도 며칠전에 남편이랑 미국대학 등록금 어마어마하단 얘길 나눴거든요.
에모리나 듀크나 장난이 아닐텐데 역시 다 장학금을 받았나봐요.
똑똑하고 또 착한 아들,딸 두셔서 너무 좋으시겠어요. 이게 다 부모님의 교육 덕분일거고요.
정말 대단하시고 본받고 싶네요..
존경하실것 까지는 없어요.
신앙안에서, 그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서 키웠을뿐이죠.

내가 무슨 능력이 있겠어요?
돈이 많아 일류로 레슨을 시킬 수 있었겠어요?
아는게 많아 잘 코치를 했겠어요?
미국땅에서 작은 가게하면서 무슨 빽이 있는것도, 인맥이 빵빵한것도 아니고.....

어느날 저의 한계를 깨닫고, 하나님께 의지하면서 순간순간 그저 나의 정성을 다 했을뿐이에요.

애들을 키우면서 저의 사생활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만족하면서 저의 시간을 조금씩 즐기고 있답니다.
스테이시님도 지금은 육아에 많이 힘드시겠지만 분명 보람 있고, 뜻있는 일을 하고 계신거니까 힘내세요! ^^

그리고 미국은 참 고마운 나라라 일단 좋은 학교에 들어만 가면 학비는 형편에 맞게 또 길이 열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