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 긴 여운

내가 한국에 건포도를 보내는 이유!

꿈 꾸는 자 2014. 7. 17. 13:37

 

 

엄마와 통화중에 이번에 비타민을 보낼때 건포도도 보내달라고 하셨다.

'건포도?

한국에도 흔하게 있을텐데 그걸 여기서 왜? '

 

얼마전에는 미국에서 나오는 알몬드와 견과류를 원하셔서 보내드렸다.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 배보다 큰 배꼽!

 

알몬드때에는 엄마에게 이치적으로 따지며 뭐라 했는데

그래도 미국것이 더 신선하지 않냐며 신선한걸로 드시고 싶다해서

결국 그때에도 배보다 큰 배꼽을 보내 드렸다.

 

어제 건포도로 인해 제법 묵직해진 소포를 갖고 우체국에 가니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운송비가 상당히 많이 나와서

깜짝 놀라 다시 가져와 건포도는 담달에 한국 가는 올케편에

보내야지하고 건포도는 빼고 비타민만 보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맘이 영 편치 않다.

그까짓 건포도 비싸지도 않은데 우송료가 좀 나오면 어때!

우송료와 건포도 가격을 반대로 생각해서

비싼 금포도를 사서, 싸게 보냈다고 거꾸로 생각하면 되지.

올케보고 건포도 가져 가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구....

 

오늘 아침에 어제 빼논 건포도를 다시 박스에 담아 우체국에 가져 갔다.

소포 내용물이 적혀진 종이를 본 창구 직원이 날 의아하게 쳐다보며

한국에는 건포도가 없냐고 물어본다.

"있지!

당연이 있지!

한국엔 여기 미국에 있는거 다 있어.

그런데 울 엄마가 원하셔서 보내는거야.

너나 나나 이해가 안되지만 나중에 내가 후회하기 싫어서 보내는거야.

울 엄마가 원하시니까...... "

그 여직원은 이해가 가는지 어쩌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때론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마음으로 받아줘야 되는 일들이 생긴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엄마와의 사이에 종종 일어나기 시작한다.

 

지난번 견과류때에는 엄마를 이해 시키려다 내 목소리는 높아지고

엄마 역시 막무가내로 섭섭해 하셨었는데

이젠 그런 줄다리기는 안하련다.

 

" 내 엄마가 원하시니까!"

"나중에 다 내가 후회하게 될텐데.... "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포도를 보내는데 이 이상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할까?

 

 

 

 

 

 

 

 

 

 

아침에 읽은 이 글로 가슴이 쏴아하니.......
그러게 말이에요, 금포도 사서 싸게 보냈다 생각하면 되지요....
'엄마가 원하시니까......!'
꿈자님, 사랑해요....
엄마의 이런 요구가 첨엔 너무 황당했지요.
한국에서 귀하기 어려운 것이거나 특별히 여기것이 좋은 거라면 이해가 가겠는데건포도라니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엄마 젊었을적 시절엔 미제가 월등히 좋았었지요.
이제 연세도 있고해서 사고력이 굳어지시니까 젊었을때의 생각이 살아 나시는것은 아닌가 싶어 순종 했지요.
나이가 들면 새로운 정보는 입력로 업그레이드는 안되고 새로운 습관도 받아들이기 힘들고,
내가 그동안 쭈욱 갖고 있던 구정보, 나의 구습관으로만 돌아 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르신네들이 일부러 그러신게 아니라 이런 뇌 의 기능으로 인해 나이들면서 고집이 세지신다는 오해를 받는다네요.
 
 
 
저도 피칸 보내 드려요.
아몬드는 넘 딱딱해서 이가 안 좋으신 분들은 씹기 힘들 거 같더라고요.
건포도도 다음엔 한 번 생각해 보아야겠네요.
한국엔 피칸은 없지요?
그리 딱딱 하지도 않고.

건포도는 한국에도 많으니 차라리 말린 불루베리가 어떨까요?
오늘 큰 아이 한국 가는데 피스타쵸 껍질 없는 걸로 샀네요.
블루베리 말린 것 좋겠네요.
 
 
아유 잘하셨어요.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후회 하기 싫으신 마음 너무도 공감 합니다.
사랑이 많으신 꿈꾸는 자님 행복한 주일 보내세요~~^^*
부모님 살아 생전 잘 해 드린 것도 없는데 이런 부탁은 들어 드려야지 않나 싶네요.
우리도 나이들면서 엉뚱하게 옛날 생각하며 그리워 할때가 늘어 나잖아요.
부모님에게는 너무 이치를 따지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복된 주일 맞이하세요!
 
 
 
일본은 최근 아몬드와 호두가 너무 가격이 올랐어요
재작년에 미국산 아몬드 9000원 하던게 지금은 만 팔천원이고
미국산 호두는 만 6천원 하던게 2만 팔천원으로 가격이 두배 이상 올랐어요
그것도 호두는 금방 팔려서 사기도 힘들어요
일본은 요즘 견과류 붐이랍니다
왜 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
꿈 꾸는 자님께 보내 달라고 하고 싶은 정도랍니다

견과류 많이 드시고 어머님 건강하고 젊어 지시려나 봐요 ㅎㅎㅎ
견과류가 좋은 식품이죠.
뇌건강에도 좋고, 피부 미용에도 좋고.

일본에서 견과류 값이 많이 올라 어째요?
제가 보내 드려야하나? ㅎㅎ
몸에 좋아도 이렇게 금값이면 매일 드시기에는 부담스럽겠어요.
여기 미국도 물가는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워낙 자원이 풍부한 나라라 그런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그래도 아직은 괜찮은것 같아요.
 
 
 
ㅎㅎㅎ
맞아 그냥 해달라시면 해드리는게 좋지.
안그러면 두고두고 맘이 편치 않으니까.
이젠 양쪽 어머니들은 보내달라는 것을 없고 뭘 보낼까만
생각하니 또 그것도 맘이 짠하더라구.
그냥 건강하게 계셔주시면 그저 감사지.
그래. 이거든 저거든 보내 달라실대 보내드려야지 그나마 "다 필요 없다!"하시면 막막해서 어쩌겠냐?
그저 건강하게 계셔 주시면 좋겠어
 
 
 
 
 
  • sallyta
  • 2014.07.23 19:34   
친정 엄마도 한 때...푸룬을 그리 찾으시더라.
말린 자두가 내장 소통?에 좋다고,,,하시며.
그 땐,,, 좀 맘이 그랬었지, 나도...
하지만, 이젠 필요하시다는 것을 알려 주시는 게 더 좋더구나^^*
한국에 있던 없던, 값이 얼마 건 상관없이 말야...
원하시는 걸 맞춰 드리려는 긍정적인 반응이 부모님을 즐겁게 해 드리는 또 다른 엔돌핀이 되더라고.
이유 불문하고, 행복한 소통에 성공하신 친구에게 박수를...짝짝짝!!!
난 이제야 우리 엄마랑 소통이 되는데 지혜로운 내 친구는 벌써 터득 했구나!
맞아, 내 형편이 안되면 또 몰라도 뭐든 원하시면 보내 드려야지.
이젠 이유나 일절 토를 달지 않고 무조건 "네!" 하기로 했어.^^
 
 
 
사실 꿈자님처럼 직접 보내는 입장이 아니면
연로하신 부모님 입장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실 거예요.
비싸단 사실을 들어서 아신다 하더라도요.^

그렇지요, 우리 살아가면서 배꼽이 더 큰 경우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어디 한 두번일런지요.
언젠가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무언가 부탁할 일이 있어 $20 을 송금 하는데,
송금 수수료가 $60 였어요. 얼마나 아깝던지 참. ㅎ

딸내미가 보내준 소중한 건포도,
아마 플러시보 효과가 200% 더해져 부모님께서 더욱 건강해지실 듯 한데요?^
배보다 배꼽이 커도 부모님을 위한거고 내 가족을 위한거라면 해야겠죠?
$20을 위한 $60불이라뇨?
안 슬수도 없고, 잔짜 눈물 나왔겠어요
 
 
 
맞아요 꿈님,
저희 아빤 그렇게 잇몸에 좋다는 치약타령을 하셨는데 제가 굉장히 면박을 줬거든요. 엄마 오셨을때.
한국에는 치약 없냐고. 왜 미국병 걸린것 처럼 그러시냐고.
그런데 엄마 가시고 그렇게 후회가 되었답니다.
그 치약 하나 사서 보내는게 뭐 어렵다고 자식이 되서 잘난척을 했는지, 많이 울었어요.
그냥 부모님이 원하시면 해드리는게 그게 효도같아요.
그래서 5월에 한국갈때 치약부터 챙겼다죠 ㅎㅎ
이제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린다는게 우리도 그만큼씩 더 나이를 먹는다는거겠죠?
한동안 저의 어머니도 미제 후추랑 커피 프림이랑.....너무 좋아 하셔서 제가 사실은 기가 막혔었지만 좋다시는데 어쩌겠어요?
이제는 논리적으로 자꾸 따지지말고, 그냥 "네!" 하기로 해야겠어요 !
꿈자는 자기 속에 잇는 이야기를
실타래 엮듯이 잘 풀어내서 내속이 다 후련해
그래 엄마가 원하시면 그냥 해드려
이것 저것 따지지도 묻지도 말고 그냥 보내드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니
나는 요즘 우리 엄마가 저옷을 입으면 이쁘겟다 싶으면
옷을 자꾸 사
돌아가시면 후회할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예전같지가 않아서 자꾸 뭐라도 사드리고 싶고 그런 마음이야
왜 옷을 자꾸 사느냐고 그러는데 나중에 후회 안하려고 이쁜옷 입고 그러고 사셨음 싶어서
꿈자도 엄마가 원하는거면
우리 엄마가 원하니까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드려
역시 강여사는 지혜롭군!
맞아, 엄마가 하시셌다는데로 따라가야지 이유는 무슨 이유!ㅋㅋ
예쁜 옷 사드리는것도 좋지만 그 예쁜 옷 너무 아끼지 않으시게 해야지.
우리 할머니도 뵈니까 새 옷은 아끼신다고 안입으시고, 맨날 구멍난 헌 옷만 입으시더라구.
친정집 갈때매다 미리 전화 드려서 예쁜 옷 입고 딸 맞이하시라고 귀뜸해 드려.
그래야 억지로라도 예쁜 새 옷 입으실꺼아냐! ^^
정말 소포 가격미국, 일본 비싸지요.
그래서 받는 사람은 알지 모르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많을 때 종종 있지요.
미국 건포도 맛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