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쓰는 나의 생활 일지

마음은 서태지, 몸은 김정구 선생님!

꿈 꾸는 자 2014. 9. 19. 11:54

2014년 9월 18일 목요일


그제  차 뒷 트렁크에 뭐를 내려 놓고 나서 허리를 펴는데 삐끗 했다.

기가 막혀라....

뭔가 무거운 걸 들다 그랬으면 말도 안하겠는데 어째 이런일이 .....


언젠가부터 가끔씩 허리를 굽혔다가 펼때  이렇게 일순간에 삐끗해서 며칠씩 고생하곤 했다. 

심한건 아니지만 이런 어이 없는 일이, 이렇게 어이 없게 불쑥 불쑥 내 몸에 일어나는걸 보니 정말 기가 막히다.


얼마전에 친정 엄마가길 가시다가  맥 없이 넘어지셔서 발 인대가 늘어나 기브스를 하셔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이가 드셔서 그런가 싶었는데 나도 이제 몸을 숙이는 것도 조심 조심 해야 하는 나이가 됐나 보다.


혹시나 자고나면 괜찮을까 했는데 전혀 괜찮지가 않아 할 수 없이 물리 치료를 받았다.

앞으론 절대 허리를 숙이는 포즈를 취하지 말란다.

허리를 숙여야 할 일이 있으면 대신 무릎을  굽혀 낮은 자세를 취하고, 허리는 꽂꽂이 해야한다고 했다.

옆으로 허리만 돌리는 것도 위험하니 몸 전체를 통째로 다 옆으로 돌려야 한단다.

늘 허리를 꽂꽂이 세워야 한다는건 알겠는데 이젠 무릎도 생생하지가 않아 앉았다 일어서랴면 그것도 힘든데 어쩌나?


얼마전에 누가 나를 보고 뒤에서 보면 아직도 대학생 같다고 했는데 이 말은 곧, 앞에서 보면 전혀 아니라는 뜻이겠지?

얼굴은 화장으로 변신이 가능하지만 신체 나이는 참 솔직하게 다 드러나는 것 같다.


덕분에 오늘 하루는 점심때에야 겨우 가게에 나가 한두시간 도와주고는 일찍 들어왔다.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그쪽에 부담이 가는것 같아 집에서 주로 누워 지냈다.

그래도 전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며칠 지나면 나아지곤 했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앞으론 포즈에 각별이 신경을 더 써야 겠다.


어제 오늘 집앞, 옆, 뒷쪽의 나무들과 부시들을 몽땅 총정리 하는데 사람을 불러 거금을 썼다.

처음엔 그 액수땜에 남편이 망설이며 본인이 아들과 할까하길래 들은척도 하지 않고 내가 밀어 부쳤다.

전문가들이 와서 이틀을 꼬박 일하는걸 보고 그 작업의 방대함에도 그렇고,그들이 일을 워낙 깔끔하게 하는걸 보고.

대금을 지불하며 남편이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하며  남편이 몹시 흡족해 했다.

이렇게 거금을 쓰면서도 아깝지 않다고 하는 남편을 보니 이제는 이런 노가다 할 나이는 지났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자칭, 타칭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산다고 자부 했는데 그래도 나이는 못 속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