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이생각 저생각

NO CAKE, NO CANDLES 그래도 축하해!

꿈 꾸는 자 2011. 9. 19. 14:07

 

나이가 들면서  생일이나 무슨 기념일,명절등등에 전보다 관심이 가고 또 챙기며 살고  싶어졌다.

그렇다고 이런 나를 저속해졌다고 오해는 마시라.젊었을때는 서민으로써 하루하루 헤쳐 나가는데 급급했다.

시어른들 모시고 살면서, 오늘은 해서 먹나?... 애들 키우면서, 이것 저것  시간에 좇겨가며 ,

돈에 쪼들리며  단편적인 생각으로 주어진 하루하루를 보내기만도 충분이 숨가뻤다.

내일은 오늘 보다 나으리라는 막연한 생각은 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미래를 꿈꿀 여유가 내겐 없었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은 이래저래 잊고 살았다.아니 기억해 봤자 받혀주지 않는 현실에 나만 괴롭고 쓸쓸해져 과감히 잊고 살았다.나중에 근사하게 챙겨야지하며....어른들 생신이나 애들 생일만 열심히 챙겼다. 그건 나의 의무이니까! 

그러나 언젠가부터 애들이 커가며 맘에 그래도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인생이 별거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게 한번더 웃으며 살면 더 좋지 않을까?

같은 서민에게는 대박이 터져  어느날 갑자기 나의 삶이 근사해지는건 꿈꿀때, 드라마 볼때나 바랄          일이고  우리의 일상은 소박하지 않은가! 그렇담 지금부터라도  생일이나 기념일을 핑계로 무드 잡고   형편에 넘치지 않을 선에서 서로 축하하며, 색다른 기분을 내며  살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을  설득하여 ( 남편 역시 젊었을 때는 누구보다 다정 다감하고 무드를 아는멋진 남자였데 각박한 삶을 이끄는 가장으로서의 세월을 통해 무척 담백(?)해져 무드에 무척 둔해진, 아니 이젠 분위기 내면 오히려 무척 어색해하는 불쌍한  아저씨가 버렸다.) 무슨 때가 되면 그날을 우리식으로 기념하기

시작 했다.

 

남편이 워낙 음식 솜씨가 좋아 나를 포함하여 우리 애들 모두 근사한 식당에 가서 외식하는것 보다 근사한 특별 메뉴로 집에서 그날을 기념하는걸 좋아한다.

미국 가게에서 설탕이 잔뜩 들어간 달기만하고 알록 달록한 생일 케잌 사는것을 대신하여  우리 가게(sandwich shop)에서 치즈 케익 조각을 가져와 초를 간단히 하나씩만 꽂고,(관심 없이 잊고 사는 나이를 생일이라고 해서 굳이 계산 필요는 없으니까.그리고 사실 알고 싶지도 않고)  이쁜 접시에  최고의    요리사가 만드신  맛도 좋고, 보기도 좋은 일인당  $40 이상되는 별 다섯개짜리 호텔 저녁을  잔잔한 음악을 틀고  식구들끼리 분위기를 잡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저녁 후에는  극장 가는 것을 대신하여 컴퓨터로 다운 받은 영화를  42인치 티비에 연결하여 온가족이 함께  본다. 빵빵 터지는 써라운드 씨스템으로 음향 효과 바짝 올려서.... 전자 렌지에 돌린 팝콘도  필수이다!

처음엔 남편은 유치하고 간지럽게 무슨 생일 잔치냐 하였지만  이렇게 작은 일상사를 형편에 맞게

기념하며,축하하며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갖는게 사는 재미이지 당신이 얼마나 대단하게 호강을 켜       줄꺼냐?하였더니 아무런 반론을 재기 하지 않았다.

결혼 기념일이라고 남편이 다이어 반지를 사서 아내에게 바쳐야 하는가? 그것도 형편이 안되어  카드를 긁어가며….생일이라고 외식을 해야하는건  아니지 않은가! 사랑하는 가족과 그날을 핑계로   한번   덤으로 행복에 젖어 보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삶을 풍성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삶의 지혜이지 않은가?

환경이나 형편에 미리 너무 기죽지 말고 나름대로 만족하며 즐거움을  찿으려는 노력을 하는것 자체가     행복의 시작임을 요즈음 새록  새록 느끼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