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들 모두 외출중인 저녁에 방에 있는데 뭔가가 유리문 밖으로 얼씬 거린다. 무얼까?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유리창 너머를 보니 우리집에서 키우는 개 검프다. 어머나! 줄이 풀어졌나보다. 두마리의 개들을 뒷뜰에서 키우는데 기운이 센 녀석들이라 가끔씩 이렇게 줄이 풀어지곤 한다. 순수 혈통 진돗개인 지니가 풀어졌다면 위험해서 당장 나가 다시 묶어 놓을 테지만 독일견 세파트 잡종인 검프는 성격이 워낙 순해 줄이 풀어져도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밖에 나가기 귀찮았던 나는 덕분에 착한 검프가 잠시 자유의 시간을 즐기도록 놔 두기로 하고 외출한 우리집 남자들이 돌아 오기를 기다리며 그냥 하던 일을 계속 했다. 그런데 줄이 풀어져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뒷뜰에서 이리저리 자유롭게 뛰어 다닐 줄 알았던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