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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년, 가을의 끝자락에 현진이가 그동안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지난 일년동안 알콩 달콩 옆에서 보기 퍽 귀엽게 잘 지내는것 같더니 어느날 갑자기 그만 사귀자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은 게 되었다. 정확한 그녀의 속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아들의 입장에서는 황당한 결별의 아픔이 퍽 컸었나보다. 설득을 해도 이미 돌아서 버린 그녀가 끝내 마음을 돌이키지 않자 저도 끝냈다고는 했지만 실연의 휴유증을 단단이 앓아 불면증까지 생겨 밤에 잠 드는데 상당히 힘들어 했다. 짧은 겨울 방학동안 집에 머물렀을때 켜진 랩탑을 침대에 그대로 놓고 잠든걸 아침에 보고 뭐라 했더니 슬며시 잠들려고 누으면 자꾸 생각나 잠들기 힘들어, 컴퓨터를 졸릴때까지 밤새하다 겨우 새벽녁에야 잠이 든다고 한다는 말에 남의 집 귀한 자식을 ..

소박한 인생의 꿈 - HAPPY FAMILY

예지가 변했다. 아마도 말로만 듣던 Homesick을 살짝 앓는것 같다. 지난 여름 대학에 들어가 맘에 맞는 친구도 금방 잘 만나 대학 생활을 생각보다 썩 잘 보내고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겨울 방학에 집에 3주정도 왔다 간후 부쩍 전화가 잦다. 강의 중간 중간에 이동 할때, 혹은 밥 먹으러 식당 갈때, 밤에 숙제나 공부 하기전에 ..... 하루에도 몇번씩 남편과 내게 번갈아가며 전화를 한다. 나야 엄마로써 딸 목소리를 자주 들어 반갑고, 또 내 딸의 대학 생활을 좀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좋은데 지난 학기에 비해 갑자기 배로 잦아진 딸의 전화에 은근 걱정이 된다. '친구들이랑 문제가 생겼나?' ' 학교 공부가 너무 힘드나?'..... 몇년전에 본 한국 티비프로가 생각났다. 소위 ..

허전함의 그 큰 구멍 !

오늘저녁부터 다시 남편과 단둘이서 식사를 한다. 저녁상을 차리면서 수저통을 보니 포크가 세개나 나와 있다. 처음엔 포크들이 겹쳐 있길래 몇개인줄도 모르고 순간적으로 '왜 이렇게 포크가 한꺼번에 많이 나와 있지?' 하고 정리하려다 포크세개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렇지! 어제까지 현진이가 같이 있었었지!' 지금은 포크 세개가 필요 없지만 그렇다고 한개를 다시 집어 넣기가 싫다. 아빠 엄마가 덮으시던 이불도 이주가 지나서야 정리 했다. 내가 게으른게 첫번째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부모님이 계셨던 흔적을 가셨다고 단박에 치우기가 싫었다. 내 맘의 허전함을 부모님의 흔적을 보면서 조금씩 달래 본다. 이렇게 작은 흔적에서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묻어 나오는데 우리 부모님은 맏이인 큰딸을 미국으로 보내시고 얼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