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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밖 과수원 길

두 아이들이 모두 대학에 진학 한 이후 올 가을 부터는 토요일을 온전한 공휴일로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이 입시생일때는 일은 하지 않지만 토요일마다 학원에 데려다 주느라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서곤 했었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가게 일로 도매상에도 가고 하며 토요일을 보냈다. 그러다 수년만에 이렇게 화창한 토요일이 되자 어디론가 나들이를 가고 싶어졌다. 마침 어제 교회에서 내일 몇몇 가정들이 사과 밭에 간다고 하는 일이 생각 났다. 나도 함께 가고 싶었지만 내일 하필이면 일이 생겨 같이 못가게 된걸 억울해 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날씨가 좋으니 몸이 들썩 거린다. 그래서 아침을 먹자 마자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뭐하고 있냐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작은애 학교에 데려다 주고 잠시 스타벅스에 ..

보이지 않지만 감사해요!

며칠전 아침, 창문을 통해 본 바깥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우리 집이 운치가 특별이 좋은 곳에 있다는 것은 아니고, 그저 평범한 뒷마당 풍경인데도 그날 아침에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졌다. 평범한 잔듸밭에 이런 저런 별볼일 없는 나무 몇그루, 그리고 개 두마리! 눈에 보이는 이런 시시한 것들에 내가 이렇게 감격 할 리가 없는데..... 무엇이 이렇게 내 맘 속을 기분 좋은 감정으로 꽉 채우고 있을까?' 하고 다시 한번 창밖을 바라보니 놀랍게도 나를 이른 아침부터 감격시킨건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그 사이 사이의 모습을 감춘 밝고 따뜻한 햇살이었다. 아무런 형체도 없이, 아니 그 모습을 보이지 않고도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햇살의 힘! 창조주의 감사한 선물..

품안의 자식을 품 밖으로 내놓으며

한달전에 막내이자 외동딸인 예지가 대학에 진학하느라 집을 떠났다.장남이자 유일한 아들인 현진이를 4년전에 대학에 보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만감이 교차 했었는데 이젠 둘다 집을 떠나 달랑 남편과 나, 단둘의 오붓한 새 삶이 시작 되었다. 첫애때는 애나 부모에게 뭐든 첫 경험이라 어리버리 얼떨결에 넘어갔는데 둘째 때는 그래도 경험이 있는지라 애나 부모나 조금은 더 능숙해지고, 일에 닥치기 전에 미리 생각 하는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현진이는 같은 주( In state)에 있는 학교로 진학 하여, 다행이 주일마다 교회에서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를 학교 기숙사에 두고 돌아설때는 물론, 집에 와서 텅빈 그의 방을 둘러보면서 마음이 뭉클 해지고 목이 메이며 눈물이 나와 아들 방 근처를 아에 가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