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 33

딸내미를 공항에 데려다 주고 와서

딸내미가 한국으로 떠났다. 아직도 애 같기만 한데 올 겨울 생일이 지나면 틴~에이저를 벗어나게 된다. 그동안 힘들게 공부하고 대학 들어가 처음 맞는 여름 방학에 마침 "미주 대학생 모국체험"이라는 2주간의 좋은 프로그램과 연결이 되어 친척들도 방문 할겸 한달 예정으로 떠났다. 혼~자~서! (나도 같이 가고 싶었는데....ㅠㅠㅠ) 오늘 떠나는데 오늘 오후까지 못다한 준비를 마저 하고 정신 없이 짐을 싸느라 공항가기 직전까지 식구들과 바뻤는데 혼자 공항에 내려 놓고 오니 계속 심심하다며 전화가 온다. 모국 방문에 들떴던 기분도 막상 식구들이 모두 떠나고 그 큰 공항에 혼자 덜렁 남으니 기분이 이상한가보다. 별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 혼자서 한국에 가는 것도 혼자 공항에 있어보니 은근 걱정이 되는지..

No Hurries,No Worries

5월 28일 월요일이 Memorial Day, 한국식으로 하면 현충일인 관계로 금 ,토,일,월 나흘이 휴일이 된다. 처음 미국에 와서 신기한 일 중 하나가 미국 국경일중에는 몇월 몇일보다는 몇월 몇번째 월요일이 많다는 것이었다. 월요일을 국경일로 정하면 그날은 주말을 끼고 월요일 하루 더 반드시 쉬겠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이렇게 속셈이 빤하게 정할까? 부지런한 한국 국민이라면 감히 요구하지도 못할 발상이라고 생각했는데,미국에서 이십여년이 넘게 살다 보니 이렇게 월요일이 국경일인 몇 안되는 Long weekend이 다가오면 그날의 의미를 새기기 보다는 긴 휴가 계획을 먼저 세우게 되니 나도 놀기 좋아하는 미국사람이 다 된것 같다. 이번 Memorial Weekend 에는 지인 몇 가정과 함께 Florida ..

자식들한테 대접 받는 최초의 저녁식탁

자식들에게 난생 처음 받아보는 식사치고는 너무 멋진 저녁 접시! 누가 요리사의 자식들 아니랄까봐 맛은 물론 색까지 고려하여 아름답게 만들었다. 가게를 정리하고 집에 오니 예지가 저녁으로 무엇을 먹고 싶냐고 묻는다. 가끔씩은 요리사 남편에게 우리가 먹고 싶은 메뮤를 미리 주문하기도 하기 땜에 난 딸이 아빠에게 특별식을 부탁하려는줄 알고 "글쎄......갑자기 생각이 않나네!넌 뭘 먹고 싶은데?"하고 다시 물으니"아니, 나 말고 엄마랑 아빠랑 오늘 저녁으로 무엇을 드시고 싶으니냐구요?"하며오늘은 오빠랑 저가 저녁을 할테니 편히 앉아서 쉬란다.어,왠일? 현진이는 지난 어머니날에 꽃을 사 주었는데, 예지는 마침 그 기간이 기말고사 끝나고 하루 후에 수련회에 갔고, 수련회 끝나자마자는 곧장 친구네 집으로 가 있다..

아들 대학 졸업식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현진이가 드디어 대학을 졸업 했다 오늘 아침에...... 내 상식엔 당연히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는건데 왠일인지 아들은 몇달전부터 자신은 졸업식에 참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여 두달전에 해야하는 졸업 가운 주문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은 고등학교 졸업식을 무척 거하게 한다. 모든 졸업생은 학사모와 졸업 가운은 기본이고, 학업이 뛰어난 학생은 각 과목에서 인수한 정도에 따라 색색깔의 매듭을 졸업 가운위에 주렁주렁 다는게, 마치 박사 학위쯤 받는 것처럼 요란하다. 물론 이 모든것은 학생이 다 돈 주고 사야한다. 성적이 뛰어나 매듭을 받을 자격이 되어도 자신이 돈 주고 사지 않으면 그 매듭은 달 수가 없다. 한국적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상술에 물든 자본주의가 학내를 물든것 같아 나 개인..

3개주를 넘나들며, 딸을 데리러간 여행!

예지가 대학 일년을 마치고 방학을 맞이하여 집으로 오게 되어 현진이와 우리 내외는 7시간을 운전하여 딸이 있는 노스 케롤라이나로 갔다. 금요일 저녁에 떠나 자정이 넘은 깜깜한 새벽에야 겨우 모텔에 들어갔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사진을 찍을 여력이 없었는데 다음날 아침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떠나기전에 이 풀장이 인상적이어서 난데 없이 모텔 풀장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여행객이 이 풀장을 이용할지는 몰라도 이 요금에 따뜻한 아침 제공과 풀장 이용까지 겸비한이 모텔이 맘에 들어 다음번에도 이용하기로 찜하였다. 예지는 집과 멀리 떨어진 대학에 가게 되어 방학이 시작되거나 개학을 할때는 금요일까지 가게를 해야하는 우리가 도저히 날짜를 맞출 수가 없을때가 가끔 있는데 다행히 현지에서 사는 같은 한..

3월 캠핑의 필수품 전기 담요!

예지가 봄 방학을 맞이하여 집으로 왔다. 지난 가을 한국에서 온 여동생과 현진이와 함께 캠핑을 하였는데 그때는 예지가 학기중이라 함께 하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워하길래 이번 봄방학을 맞이하여 캠핑하기에는 아직 좀 춥긴하지만 캠핑을 가기로 하였다. 토요일, 주일 이틀간을 예약하였는데 이번에는 현진이가 토요일 저녁에나 합류 할 수 있게 되어 이참에 우리 가게 직원들을 위한 피크닉을 토요일 점심에 하고 우리 네 식구는 토요일 저녁에 캠프 하고 그 다음날까지 머물기로 하였다. 금요일 점심때 비도 오고, 저녁에는 토네이도 경고도 있어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이 토요일 아침 날씨는 무척맑고 상쾌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산으로 향하였다. 가족 동반 피크닉이라 몇주전부터 가게 직원들의 기대는 아주 컸다. 그동안 이 가게를 8년..

이래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년, 가을의 끝자락에 현진이가 그동안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 지난 일년동안 알콩 달콩 옆에서 보기 퍽 귀엽게 잘 지내는것 같더니 어느날 갑자기 그만 사귀자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은 게 되었다. 정확한 그녀의 속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아들의 입장에서는 황당한 결별의 아픔이 퍽 컸었나보다. 설득을 해도 이미 돌아서 버린 그녀가 끝내 마음을 돌이키지 않자 저도 끝냈다고는 했지만 실연의 휴유증을 단단이 앓아 불면증까지 생겨 밤에 잠 드는데 상당히 힘들어 했다. 짧은 겨울 방학동안 집에 머물렀을때 켜진 랩탑을 침대에 그대로 놓고 잠든걸 아침에 보고 뭐라 했더니 슬며시 잠들려고 누으면 자꾸 생각나 잠들기 힘들어, 컴퓨터를 졸릴때까지 밤새하다 겨우 새벽녁에야 잠이 든다고 한다는 말에 남의 집 귀한 자식을 ..

소박한 인생의 꿈 - HAPPY FAMILY

예지가 변했다. 아마도 말로만 듣던 Homesick을 살짝 앓는것 같다. 지난 여름 대학에 들어가 맘에 맞는 친구도 금방 잘 만나 대학 생활을 생각보다 썩 잘 보내고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겨울 방학에 집에 3주정도 왔다 간후 부쩍 전화가 잦다. 강의 중간 중간에 이동 할때, 혹은 밥 먹으러 식당 갈때, 밤에 숙제나 공부 하기전에 ..... 하루에도 몇번씩 남편과 내게 번갈아가며 전화를 한다. 나야 엄마로써 딸 목소리를 자주 들어 반갑고, 또 내 딸의 대학 생활을 좀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좋은데 지난 학기에 비해 갑자기 배로 잦아진 딸의 전화에 은근 걱정이 된다. '친구들이랑 문제가 생겼나?' ' 학교 공부가 너무 힘드나?'..... 몇년전에 본 한국 티비프로가 생각났다. 소위 ..

건강하게 오래 오래 함께 살아보자.

1월 5일 밤에 부모님이 한국으로 떠나시고, 5일뒤 딸이 학교로 돌아가고, 그리고 오늘 아들도 학교로 돌아 갔다. 항상 만날때는 반갑고 좋은데 헤어진 뒤에 오는 이 허전함과 공허한 기분은 참 싫다. 그리고 싫은만큼 그 여운은 오래 간다. 인생 살면서 무슨 큰 부귀영화 누린다고 내가 부모 형제 두고 이리 멀리서 사는지..... 그땐 이민 간다는게 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사랑만 따라 훌쩍 떠났는데 이젠 나이가 들었는지,애들이 자라 맘의 여유가 생겼는지 부모 형제 생각이 많이 난다. 이번에 부모님과 한달 정도 같이 지낸것에 대해서도 즐겁고 행복한 기억보다는 마냥 아쉽고 후회스런 생각들이 많다. 전에 비해 확실히 떨어지신 센스와 약해지신 기력만 확인한 셈이 된것 같아 맘이 아프다. 때론 답답해도 좀더 상냥하게..

품안의 자식을 품 밖으로 내놓으며

한달전에 막내이자 외동딸인 예지가 대학에 진학하느라 집을 떠났다.장남이자 유일한 아들인 현진이를 4년전에 대학에 보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만감이 교차 했었는데 이젠 둘다 집을 떠나 달랑 남편과 나, 단둘의 오붓한 새 삶이 시작 되었다. 첫애때는 애나 부모에게 뭐든 첫 경험이라 어리버리 얼떨결에 넘어갔는데 둘째 때는 그래도 경험이 있는지라 애나 부모나 조금은 더 능숙해지고, 일에 닥치기 전에 미리 생각 하는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현진이는 같은 주( In state)에 있는 학교로 진학 하여, 다행이 주일마다 교회에서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를 학교 기숙사에 두고 돌아설때는 물론, 집에 와서 텅빈 그의 방을 둘러보면서 마음이 뭉클 해지고 목이 메이며 눈물이 나와 아들 방 근처를 아에 가지 못했다. ..